<앵커>
제주에서 한 상가 건물에 불이 났는데 근처를 운행 중이던 버스 기사가 재빨리 진화에 나서면서 대형화재로 번지는 걸 막아냈습니다. 신속하게 불길을 잡은 버스 기사는 소방대가 도착하자 다시 조용히 운행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JIBS 김연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물이 토해내듯 회색빛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인근 상가와 도로는 순식간에 뿌연 연기로 덮입니다.
시내버스에서 뛰어내린 한 남성이 소화기를 들고 화재 현장으로 뛰어갑니다.
새빨간 불길을 향해 소화기를 작동시키자 불길이 사그라듭니다.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자 다른 버스에서 소화기를 더 들고 와 불길을 잡아갑니다.
버스 기사인 56살 김상남 씨입니다.
버스를 운행하다 불길을 보고 망설임 없이 소화기를 들고 와 불을 껐습니다.
초기 진화가 되면서 소방차가 도착한 후 금세 불길이 잡혔고 다친 사람도 없었습니다.
[김상남/화재 진화 버스 기사 :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저 불을 꺼야겠다, 승객한테 불 끄고 가겠습니다, 한마디 해놓고 비상등 켜놓고 소화기 갖고 달려가서….]
당시 불길이 얼마나 거셌는지는 건물 외벽에 새겨진 그을음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습니다.
바람이 강해 자칫하면 인근 상가까지 불이 번질 수 있던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조하영/인근 상인 : 여기 불붙었으면 이 동네 난리 날 뻔했어요. (그날 바람이 세니까) 바람 너무 셌어요. 너무 고맙습니다. 진짜 고맙습니다.]
김 씨는 화재 당시 소방차가 도착하자 조용히 다시 버스 운행을 위해 화재 현장을 떠났습니다.
(영상취재 : 윤인수 JIBS, 화면제공 : 제주소방안전본부·제주여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