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신입 직원이 입사한 지 열흘이 지나서부터 회장에게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는 제보를 해 왔습니다.
용기를 내 인터뷰에 응한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김민정 기자가 관련 내용을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초 부동산 개발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20대 A 씨, 입사 열흘 만에 회장실에 불려 가면서 악몽은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라 한 회장은, 주말에 불쑥 집 앞으로 찾아와 잠깐만 만나자며 집요하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회장 차에 탔더니 추행이 시작됐다고 A 씨는 떠올렸습니다.
[A 씨/피해자 : (손을) 그냥 만지는 게 아니라 손바닥 이렇게 막 긁고, 키스하려고 얼굴을 엄청 들이대는 거예요, 차 안에서. 피하려고 하니까 아빠로서, 아빠처럼 생각하라고 했는데 아빠로서 이 정도도 못 해 (하는 거예요.)]
A 씨는 이번 한 번뿐일 거라고 놀란 마음을 다독였지만, 이후에도 수시로 불려 간 회장실에서, 희롱과 추행은 계속됐습니다.
[회장-A 씨 대화 (회장실, 2월) : 네가 폭행했잖아 (제가요?) 응. 마음에. (네?) 마음에. (제가요?… 마음이 다치셨나요?) 그래. 연락이 없어서. 연락도 안 받고 아프니까 네가 보고싶더라, 내 욕심인가.]
회장의 행동은 한 달 가까이 이어졌지만, 문제 제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회장은 수시로 직원 해고 권한을 갖고 있는 자신의 지위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계속된 추행에 참다못한 A 씨는 결국 한 달 만에 휴직계를 내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회장은 수십 차례에 걸친 SBS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피해자 측에 부적절한 신체 접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직원이 예뻐 보였고, 아빠의 마음으로 보호해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