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사유리가 아파트 화재로 아들과 대피한 사연을 밝혔다.
사유리는 24일 자신의 SNS에 "오늘 오전 9시 반쯤 우리 아파트 지하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우리 집 창문까지 연기가 올라와서 밖에 뽀얗게 변했다"라며 이날 일어난 일을 공개했다.
사유리는 "전 바로 비상벨을 누르고 함께 아이를 돌봐주시는 이모님에게 바로 대피해야 한다고 했다. 이모님은 자신의 옷 속에 젠을 감추고 전 양손에 강아지들 안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미 복도에 심하게 탄 냄새와 연기가 올라와 있었고 이런 상황에 엘리베이터는 더욱 위험해서 계단으로 내려갔다"라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밑으로 내려갈수록 계단에서도 연기가 세게 올라오고 있었고 내려가도 내려가도 출구가 안보이는 공포감으로 심장이 멈춰 버릴 거 같았다. 무엇보다 두려웠던 것은 우리 3개월밖에 안되는 아들이 무슨 일 일어날까 봐였다. 상상만 해도 눈물이 나고 하늘이 무너질 거 같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겨우 밖에 나가자마자 아들 상태를 확인했다"는 사유리는 "아들이 작은 입으로 열심히 호흡을 하고 있었다. 감사하다. 누구에게, 아니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고 싶었다. 아들이 이 순간에도 무사히 살아있다는 것은 감사하고 더 감사하게 되었다"라며 안도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근처 동물병원에 강아지들을 맡기고 아파트 건너편 카페에 들어갔다는 사유리는 "아들이 추워서 입술이 덜덜 떨고 있었고 빨리 아들을 따뜻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따뜻한 음료수를 두잔 시키려고 서있었는데 직원분이 QR 코드 먼저 해야 한다고 했다. 화재 때문에 빨리 나가느라 이모님이 핸드폰을 안 가지고 나갔다고 우리의 상황을 설명했지만 매장에서 못 마신다고 나가셔야 한다고 했다"며 "입술이 파란색이 된 아들을 보여주면서 제발 아들 위해 잠깐이라도 실내에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끝까지 안 된다고 하셨다. 다른 매장처럼 본인의 인적사항을 적고 입장을 가능하게 해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때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유리는 "이 글을 쓰는 이유가 그 직원을 비판하는 목적이 절대 아니다. 직원분도 코로나 예방을 위해 자기의 의무를 다하는 것 뿐이였고 지침이 있기에 그렇게 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한 엄마로서 한 인간으로 부탁드린다. 만약 아이가 추워서 떨고 있는 상황에 핸드폰이 없다는 이유 하나로 매장에서 내보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밝혔다.
사유리는 글 게재 이후 코에서 나온 그을음을 닦은 휴지를 사진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사진과 함께 "마스크 껴도 콧구멍에 그을음 나오네. 젠의 콧구멍에서도"라며 화재로 인한 피해를 전했다.
사유리는 지난해 11월 일본의 한 정자은행에 보관돼있던 서양인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 젠을 출산하면서 자발적 비혼모가 됐다.
[사진=사유리 인스타그램]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