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차량 문이 덜 닫혔을 때 그걸 자동으로 꽉 닫아주는 옵션이 들어간 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능 때문에 손가락을 크게 다쳤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더 조심해야 한다는데 제보 내용, 김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손수건으로 손가락을 움켜쥔 채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남성.
차 문을 닫다가 엄지손가락이 끼여 일부가 잘려 나간 뒤 급히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겁니다.
[A 씨/사고 당사자 : 휴대전화가 떨어지고 줍는 순간에 오른손이 좀 걸쳐 있었죠. 손가락이 끼었다는 생각도 안 하고 문을 닫았는데, '악' 하면서 빨려 들어간 거예요.]
A 씨 차량은 문을 살짝만 밀어도 자동으로 닫히는 고급 편의 기능이 장착돼 있습니다.
4~6mm 정도 틈이 남았을 때 모터의 힘으로 꽉 닫히는 겁니다.
그런데 자동으로 꽉 닫힌 문에 손가락이 껴 버린 겁니다.
서둘러 문을 열었을 때는 이미 손가락 일부가 절단된 뒤였습니다.
[제조사 담당자 (사고 직후 통화) : 여기에(문틈에) 물체가 끼었다고 하면 다시 탁, 창문처럼 열어주는 그 기능은 없는 거예요. 어린아이 있는 집은 엄청 위험하거든요.]
6시간 동안의 대수술로 손가락을 봉합했지만, 기능이 제대로 돌아올지는 미지수입니다.
닫히는 힘이 어느 정도인지 A 씨 차량으로 실험해봤습니다.
볼펜 한 개를 넣고 차 문을 살짝 닫아 보니 틈 사이로 밀려 들어가 으스러집니다.
같은 기능이 있는 수입차들은 어떨까.
[소리가 '빡' 나, 깨졌어!]
실험한 두 대 모두 결과는 같았습니다.
반면 이런 기능이 없는 차는 볼펜 때문에 문이 닫히지 않습니다.
외국에서도 손가락 절단 사례가 발생했고, 인터넷에는 부상 사례가 여럿 올라와 있습니다.
그런데도 제조사들은 아직 센서 등 안전사고 예방 장치 설치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박병일/자동차 명장 : 덜 닫혔을 때 사고를 방지하는 장치는 맞아요. 여기에 센서까지 장착됐다면 완벽한 안전 도어가 되는데, 풍절음의 그런 여러 각도 때문에 센서를 장착하지 않은 것인가 생각합니다.]
제조사는 차 문에 붙은 경고 스티커와 사용설명서를 통해 위험성을 안내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어린아이가 유사한 사고를 당할 경우 훨씬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김용우,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