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모 집에 맡겨졌던 10살 아이가 심한 학대를 받다 숨졌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 이모와 이모부는 오늘(10일) 구속됐는데 저희 취재진이 당시 119 신고 녹취를 확보했습니다. 그때의 상황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신정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119 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 월요일 낮 12시 35분.
숨진 10살 A 양의 이모부와 이모가 직접 전화해 "아이가 숨을 잘 못 쉰다"고 말합니다.
119 상황실에서 아이의 의식과 호흡이 있냐고 묻자 "호흡이 지금 조금 있다", "의식도 살짝 있다"고 말합니다.
아이가 갑자기 쓰러진 것이냐는 물음에 이모는 "때려서 물에 빠뜨렸다"고 울먹이며 말끝을 흐립니다.
상황을 재차 묻자 이모와 이모부는 "욕조 물에 빠졌다"고 합니다.
상황실은 구급대원 도착 전까지 직접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며 심폐소생술 방법과 가슴 압박 요령을 수차례 안내하고, 조치를 취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상황실의 재촉에 '하나둘셋' 구령을 따라 합니다.
심폐소생술 방법을 반복해서 묻다가 A 양이 이제 숨을 쉬지 않고 반응도 없다고 말합니다.
[정춘숙/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모가) '아니 제가 때려서 물에 빠져…' 이렇게 나오는데 바로 뒤에 이모부가 '물에 빠졌다' 이런 식으로 거짓으로 얘기를 하거든요. 아이가 어떻게 사망에 이르게 됐는지 확실하게 밝혀야 (합니다.)]
국과수는 A 양이 익사가 아닌 외상에 따른 '쇼크'로 숨졌다는 1차 소견을 내놨습니다.
이모 부부는 A 양 사망 전까지 사흘 동안 훈육을 위해 아이를 때렸다고 털어놨고, 오늘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숨진 A 양 이모부 : (언제부터 학대했습니까?) 죄송합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살인죄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 영상편집 : 황지영, CG : 장성범·이종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