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늑장 대응으로 지지율이 30%대로 폭락한 일본 스가 총리에게 또 다른 악재가 터졌습니다. 한 위성 방송사에서 일하는 스가 총리의 장남이 인허가권을 가진 정부 부처 공무원들을 여러 차례 접대했다는 겁니다.
도쿄 유성재 특파원입니다.
<기자>
선물 봉투를 든 중년 남자에게 뭔가 설명하는 듯한 긴 머리의 남자.
다른 중년 남자를 배웅하면서는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를 합니다.
오늘(4일) 발매된 일본의 유력 주간지 '슈칸분슌' 최신 호에 실린 사진인데, 긴 머리 남성은 다름 아닌 일본 스가 총리의 장남, 스가 세이고 씨입니다.
'슈칸분슌'은 지난해 10~12월 사이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총무성의 고위 간부들이 한 위성 방송사로부터 1인당 최대 40만 원이 넘는 저녁 식사와 선물, 택시 상품권 등의 접대를 받았고 여기에 이 회사 총괄부장인 스가 총리의 장남이 모두 동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접대 의혹이 불거진 총무성 간부들은 스가 총리가 총무상이었던 지난 2006년부터 요직을 두루 거쳐 온 이른바 '스가파' 공무원들로, 방송 사업의 핵심인 인허가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해 관계자로부터 접대받는 걸 금지하는 공무원 윤리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큰데, 총무성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스가/일본 총리 : 저는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총무성에서 적절히 대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가 총리의 장남이 공무원 접대에 나선 지난해 12월은 5년에 한 번 오는 허가 갱신 기간이었습니다.
총무성 조사에서 대가성까지 확인될 경우, 스가 총리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치명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