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담배전매국 자오홍순 전 부국장은 지난 1989년부터 30년 동안 국가담배전매국에 몸담아 왔습니다. 국가담배전매국은 과거 우리의 전매청 격으로 중국의 담배 관련 산업을 총괄합니다. 자오 씨는 특히 2011년부터 2019년 비리 혐의로 낙마할 때까지 8년을 부국장으로 지냈습니다.
자오 씨는 중국 공산당 18대 이후 자신이 '먹고 마신' 횟수를 세 봤다고 했습니다. 수천 번이 넘는다고 했습니다. 중국 공산당 18대는 2012~2017년으로, 시진핑 주석 집권 1기에 해당합니다. 시진핑 주석 집권 2기인 중국 공산당 19대에도 수백 번은 먹고 마셨다고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 이후 공무원들을 상대로 고강도 '반(反)부패 드라이브'를 걸어왔지만, 자오 씨에게는 먹히지 않은 셈입니다.
자오 씨는 수감되는 날까지도 마오타이주를 마셨습니다. 자오 씨는 오후 4시에 유치장으로 끌려갔는데, 그날 점심에 50년 된 마오타이주를 마셨습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관계자는 "유치장으로 끌려가는 도중에도 자오 씨에게 만찬에 참석하라는 전화와 문자가 계속 왔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유치장에 처음 도착하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자오 씨는 유치장에 도착하자마자 코를 골면서 잤다고 했습니다.
● 집 세 채 빌려 뇌물 보관…마오타이주만 2,900병 발견돼
자오 씨는 '그토록 좋아하는' 마오타이주를 선물로도 받아 챙겼습니다. 조사 결과, 자오 씨는 부하 직원과 담배 사업자로부터 집을 세 채 빌려 뇌물을 보관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명인들의 글씨와 그림, 옥석, 명품 시계, 금괴, 골동품 등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발견된 마오타이주는 2천900병에 달했습니다.
● 마오타이주, 지난해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매출 10% 증가
중국인들의 마오타이주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마오타이주는 중국 서남방 구이저우성 마오타이진에서 생산되는 술로, 중국을 대표하는 고급 바이주(白酒)입니다. 비싼 것은 한 병에 2억 원을 호가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마오타이주 생산량은 7만 5천 톤, 매출액은 977억 위안(16조 6천억 원)입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전년보다 오히려 10% 증가했습니다. 순이익은 455억 위안(7조 7천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6%에 달합니다. 한 마디로 '노나는' 사업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22~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산당 집권의 최대 위험인 부패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반부패 투쟁'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10년 가까이 강력하게 펼쳐온 반부패 정책이 아직도 중국 공무원 사이에서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입니다. 인맥, 이른바 '관시'가 중요시되는 중국 사회에서, 고급술을 즐기는 중국 공무원 문화에서 시 주석의 의지가 얼마나 관철될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