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은 27일(현지 시간) 스페인 일간 엘문도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자신이 연출한 영화 '살인의 추억'을 언급하며 진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이 소재로 삼았던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특정됐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신문에서 그의 얼굴을 접했을 때 너무나도 이상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화성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살인의 추억'을 만들 당시 사건을 조사하고 취재했던 형사와 기자는 물론 피해자 가족들까지 만났지만, 정작 범인만은 유일하게 인터뷰하지 못했다. 오랜 미제사건의 범인이 32년 만에 공개됐을 때 그의 기분이 남달랐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성격에 대해서는 "수줍음이 많고 우유부단하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데, 내가 가진 이런 영구적인 난제가 내 영화 속에도 투영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고 덧붙였다.
창작의 고통과 행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밤늦은 시간까지 글을 쓰다 보면 등이 아파온다"면서도 "집에서 영화를 보면, 특히 같이 작업한 모든 사람의 이름이 나오는 엔딩크레딧을 볼 때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영화 '기생충'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올해 2월 열린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거장으로 떠올랐다.
(SBS 연예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