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년 전 45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대규모 부정 청약이 적발됐습니다. 자녀가 4명인 상대방과 위장결혼을 하거나 임신 진단서를 조작하는 수법이 동원됐는데, 정작 수십억 원대 불법 수익 대부분은 브로커들이 챙겨갔습니다.
KNN 황보람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6년 A 씨는 4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의 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됩니다.
하지만 A 씨의 청약 신청은 거짓 그 자체였습니다.
A 씨는 브로커와 공모해 자녀 4명이 있는 여성과 허위로 혼인신고를 한 뒤, 청약 신청을 했습니다.
위장결혼으로 가족이 6명이 된 A 씨는 청약 가점을 높게 받고 청약에 당첨될 수 있었습니다.
부정 청약은 A 씨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다자녀 특별공급에 당첨될 목적으로 임신 진단서를 위조하기도 하고, 청약통장을 헐값에 넘기거나 가족관계증명서를 위조했습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청약에 당첨된 사람만 40여 명.
당첨된 분양권은 브로커에게 넘겨졌고, 브로커는 1억 5천만 원 상당의 프리미엄을 받고 팔아넘겼습니다.
브로커 일당이 챙긴 부당 이득만 60억 원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서류 위조 등에 가담한 사람들이 받은 돈은 이에 비하면 푼돈이었고, 이 아파트에 입주한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 관계자 : (서류 위조에 가담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고, 1백만 원에서 1천만 원 사이 수수료를 받는 사람들이었고…모두 브로커가 주도적으로 해서….]
경찰은 54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고, 아직 검거되지 않은 브로커 1명을 뒤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