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수의 한 가정집에서 아기 시신을 냉장고에 유기하고 다른 자녀를 쓰레기 더미에 방치한 사건 속보입니다. 아동 학대 신고 이후 관련 기관이 집에 쌓인 쓰레기를 치울 때에도 숨진 아기와 관련한 단서는 발견할 수 없었는데요, 청소를 하던 날 아이 엄마가 냉동실에 있던 아기 시신을 자신의 차에 옮겨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수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동 학대 의심 신고 2주 만인 지난달 20일, 관계 기관은 7살과 2살 아이들을 어머니와 분리했습니다.
그리고 닷새 뒤 5톤 분량의 쓰레기로 가득 찬 집 안을 치우면서 냉장고까지 비웠지만, 아기 시신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수시청 관계자 : 쓰레기를 싹 치운 거죠. 집 안에 있던 냉장고도 다 정리를 해줬대요.]
경찰 조사 결과, 아기 엄마가 미리 시신을 옮겨 놓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수경찰서 관계자 : 청소하겠다고 통보가 가니까, 냉동고에 있던 아이 시신을 꺼내 자동차에 가서 같이 있다가 끝나고 다시 넣었다고….]
미혼모였던 아기 엄마는 쌍둥이 동생의 존재를 계속 숨겨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수경찰서 관계자 : 첫 아이도 아빠가 없는 상태인데, 둘째까지 그러니까… 큰아이가 손가락질 당할까봐, 그게 무서웠다고 얘기해요.]
숨진 아이의 정확한 사인은 정밀 부검이 필요한데, 앞으로 2달 정도 더 걸릴 예정입니다.
강제조사가 어려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한계도 다시 드러났습니다.
[김미숙/한국아동복지학회 감사 :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민간이기 때문에 부모들이 '안 된다' 거부하면 무엇을 하기 어렵고….]
복지부는 올해 10월부터 전국 시군구에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을 두도록 법을 바꿨는데, 여수시는 내년 1월에 배치하기로 하면서 정작 필요할 때 공백이 생겼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소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