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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패션쇼장?" 논란된 '류호정 원피스'…이방인 시선은?

[SBS스페셜] 발칙한 이방인들-낯선 혹은 날 선 한국 이야기 ③

대한 외국인들이 느끼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29일에 방송된 SBS스페셜에서는 '발칙한 이방인들 - 낯선 혹은 날 선 한국 이야기'라는 부제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대한 외국인들이 바라본 2020년의 한국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대한 외국인들과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프리젠터로 연반인 재재가 나섰다. 문명특급의 기획PD 겸 진행 자 재재는 진지한 다큐멘터리의 진행자로 선택된 것에 대해 "원래 진지한 걸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지적 허영심도 있다"라며 새로운 도전에 응했다.

11월 7일 서울 모처에 재재와 이인권 아나운서가 만났다. 이 두 사람에게 제작진은 하나의 실험을 제안했다. 말만 듣고 한국인과 외국인을 구별하라는 것.

이에 한국어 실력자 이인권 아나운서는 "외국인들은 특유의 모국어에 대한 억양이 있어서 안 들릴 수 없다. 90%는 맞힐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그러자 재재는 "나는 그럼 99%에 도전하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1번 참가자에 두 사람은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한국의 사정을 너무 잘 알지만 사자성어에 능통한 것이 어딘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1번 참가자는 한국인이라 확신했다.

이어 등장한 5명의 참가자들. 이에 재재와 이인권 아나운서들은 다양한 이유를 들며 한국인이거나 외국인이라 주장했다. 이에 이인권 아나운서는 3번을 한국인이라 추가로 지목했고, 재재는 2번과 5번을 한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과 달리 6명 중 한국인은 5번 1명뿐이었다. 이에 재재와 이인권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대한 외국인들은 한국의 드라마, K-팝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되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국내 거주 외국인 250만 시대, 대한 외국인이 바라본 2020년의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에 제작진은 前 벨기에 싱크로나이즈 스위밍 선수 출신의 옐란, 한국 거주 4년 차 터키인 제렌, 서울시 공무원 영국인 폴, 서울대 정치학과의 미국인 맥사라를 모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한국어의 미묘한 차이부터 한국인의 행동까지 자신들이 보고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했다.

그리고 2020년의 가장 큰 이슈였던 코로나 19에 대해 엘란은 "이번에 고모도 걸리고 다른 가족 중에도 걸린 사람이 있다"라며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이 감염됐는데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일해야 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인데 한국과 너무 다른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맥사라는 "미국은 이 문제가 정치화됐다. 아시아만의 문제였을 때 미국에서는 중국이 우리를 죽이려고 병을 만들었다는 음모론도 나왔다"라며 "그러면서 미국에서 터지는 순간부터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고 하는 게 모순이다"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해외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패닉바잉(불안함에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현상). 이에 폴은 "사람은 동물과 다른데 이런 상황에서 모두 동물처럼 되어버리는 것 같았다"라며 한국과 달랐던 서구에 대해 꼬집었다.

그리고 출처를 알 수 없는 다양한 음모론 등에 대해 엘란은 "불안한 사람들이 희망을 갖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런 이야기들을 믿는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폴은 "영국에서는 코로나와 관련해 정책이 일관성이 없어져서 음모론이 확산됐다. 정부가 뭘 발표해도 의심하고 따라가지 않는다"라며 "한국은 국민들이 모두 하나로 움직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영국인 튜더는 이태원발 코로나 확산으로 코로나 검진까지 받았다. 그는 "한국에서 검사를 하고 결과가 이틀 만에 나왔다. 검사 절차도 간단하다"라며 "그런데 영국은 검진 자체가 느리다. 지난주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의사가 코로나로 돌아가신 거 같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지는 검사조차 받지 못해 알 수 없다. 그게 너무 화가 난다"라고 했다.

그는 선진국의 미흡한 코로나 대처에 대한 칼럼을 쓰기도 했다. 이에 튜더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서구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을 선진국이다라고 생각하고 본보기로 삼는데 2020년은 한국인들이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전환점이 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올해 국회에 원피스를 입고 등원해 논란이 일었던 류호정 국회의원, 이에 대한 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들은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라며 "정치인으로 틀을 깨는 사람이 들어와서 반대 여론이 생긴 거 같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재재는 류호정을 직접 만나 그가 갖고 있는 생각 등을 들었다. 류호정 의원은 원피스를 입게 된 계기에 대해 "검은색이나 어두운 색의 정장은 50대 남성이 주류인 국회의 관행을 복장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해 그것을 깨보고자 해서 원피스를 입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당시 "국회가 패션쇼장이냐, 술집으로 착각했냐, 소개팅 나왔니? 그냥 비키니를 입어, 27살짜리 애송이가 국회의원" 등의 참담한 댓글에 대해 "여성 청년에 대한 시선이 공론화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착잡해했다.

그리고 "어떤 편견들이 있었던 거 같다. 틀 안에 가둬놓으려면 쟤는 패션이나 화장에만 관심을 가져야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그런 댓글이 나온 것 같다"라고 했고 어리다고 무시하는 발언에 대해서는 "국회의 평균 연령이 54.9세이고 80% 이상이 남성 의원이다"라며 "중년 남성이 정치를 하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다양성을 위해 청년 정치가는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류호정 의원의 생각에 대해 대한 외국인들은 어떤 마음일까? 터키인 제렌은 "터키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젊은 정치가들이 나서서 국회가 국민을 대표하는 곳임을 강조했으면 좋겠다"라며 류 의원의 뜻에 공감했다.

그리고 벨기에인 옐런은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고 법을 만드는 사람이다. 그런 국회의원들에는 아저씨를 대표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젊은 사람도 있어야 한다"라며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뭐할 때마다 정치가 중요하다. 앞으로도 젊은 사람들이 정치를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는 또 하나의 실험이 진행됐다. 외국인임을 밝히지 않고 외국인과 한국인의 소개팅을 진행했던 것. 그리고 외국인인 것을 몰랐을 때와 알게 됐을 때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했다.

외국인임을 밝히지 않고 시작된 소개팅에서 실험남은 상대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가림막이 열리고 상대가 외국인인 것을 알게 되자 그는 깜짝 놀랐다. 이에 실험남은 "선입견이 생겨버리더라. 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차별을 한 것일 수 있겠다 싶었다"라며 "내가 외국인이면 같은 사람인데 왜 놀라는 거야 하고 기분 나빴을 수도 있을 거 같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리고 이날 재재는 한국인 오대용 씨가 주최한 외국인 친구들과의 홈파티에 초대받았다.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홈파티. 파티의 주최자 오대용은 이런 파티를 열게 된 것에 대해 "한국에서는 사람들과 가까워질 때 밥 한 끼 먹자고 하지 않냐. 그래서 외국인 친구들과도 친해지고 싶어 밥 한 끼를 같이 하는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파티에 참여한 이들은 "이란 사람이라고 하면 돼지고기 못 먹는다고 생각하는데 종교가 이슬람이 아니면 상관없다"라고 했고, "미국인은 사교적이고 활발하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거기에 맞춰야 할 것 같다"라고 스스로가 겪은 편견에 대해 말했다. 또한 이들은 한국이 좋은 점에 대해 '배달 문화, K-팝' 등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재재는 "외국인에 대한 대상화된 시선을 우리가 알게 모르게 갖고 있었던 것 같다"라며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피부에 와 닿게 느끼는 순간이 오니까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이야기해주는 누군가가 반드시 있어야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대한민국 안에서 대한 외국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계속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더욱 많은 만남의 자리가 생기길 빌었다.

(SBS 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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