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 간호사들 사이의 정신적, 육체적 괴롭힘을 뜻하는 '태움'이라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다 타버릴 만큼 괴롭힌다는 태움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간호사들도 있는데 이와 관련해 두 번째로 산재가 인정됐습니다.
정성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의료원 고 서지윤 간호사의 마지막 메시지는 '조문은 우리 병원 사람들은 안 받았으면 좋겠어'였습니다.
이른바 간호계의 직장 내 괴롭힘, '태움'을 고발하고 떠난 서 간호사에 대해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서 간호사가 직장 내 상황과 관련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됨에 따라 정상적인 인식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서 간호사의 죽음 이후 꾸려진 시민대책위원회 조사 결과 서 간호사는 직장에서 커피를 타다 질책을 받고 동료 직원들의 괴롭힘과 욕설에 시달린다고 가족들에게 하소연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정병욱 변호사/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 시민대책위원회 (지난해 7월) : (병원 측은) 아무런 사죄의 말이나 사과라든가 또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라든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유족들은 이를 근거로 지난 5월 산업재해를 신청했고 반년 만에 받아들여진 겁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2018년 2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아산병원 고 박선욱 간호사에 대해 병원 내 괴롭힘, '태움'으로 처음으로 산재가 인정된 바 있습니다.
시민대책위원회는 산재 인정을 환영하면서도 간호 인력 노동환경 개선이나 고충 처리 개선 방안 등 권고사항의 이행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