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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용돈과 보금자리 베푼 '은인' 살해…노숙인 징역 18년

[Pick] 용돈과 보금자리 베푼 '은인' 살해…노숙인 징역 18년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4년 동안이나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었던 은인을 폭행한 뒤 살해한 노숙인이 대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23일)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8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 B 씨는 시장에서 꽃과 화분을 파는 가난한 노점상으로, 부족한 형편에도 A 씨와 같이 주거지가 없는 이들에게 온정을 베풀어왔습니다. A 씨에게는 지난 2015년 겨울부터 매일 1만 원씩의 용돈을 주는가 하면,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건물의 옥탑방을 거처로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A 씨는 B 씨가 다른 노숙인들에게도 호의를 베푸는 점을 탐탁지 않게 여겼습니다. 더구나 "건물 관리 일을 넘겨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B 씨가 거절하자, 앙심까지 품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또 다른 노숙인 C 씨가 지난해 9월 A 씨에게 "B 씨가 당신을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한다"는 거짓말을 했고, 이에 분노한 A 씨는 B 씨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용돈과 보금자리 베푼 '은인' 살해…노숙인 징역 18년 확정 (사진=연합뉴스)

조사 결과 A 씨는 B 씨를 마구 때린 뒤 전선으로 목을 졸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 씨 사망 후에도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는 등 잔혹성을 보였고, 현장에서 3~4시간 머물며 증거를 은폐하기까지 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범행이 '보통 동기 살인'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역 15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살인 범죄에 대한 법원의 양형 기준은 범행 동기에 따라 나뉘는데, '피해자로부터 인간적 무시나 멸시를 받았다고 생각하여 앙심을 품고 살인'한 경우가 포함되는 보통 동기 살인은 징역 10년에서 16년형을 선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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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의 범행은 보통 동기 살인이 아닌 '비난 동기 살인', 그 중에서도 '별다른 이유 없는 무작위 살인'에 해당한다"며 형량을 징역 18년으로 올렸습니다. A 씨가 자신에게 선행을 베푼 B 씨에게 인간적으로 무시당했다고 느꼈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겁니다. 비난 동기 살인으로 인정되는 경우 보통 동기 살인보다 무거운 징역 15~20년형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A 씨는 B 씨로부터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받았음에도 억지 요구를 거절한 것이 불만이었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B 씨의 생명을 짓밟았다"며 "피해자가 영문도 모른 채 생을 마감하는 억울한 결과를 초래해 보통 동기 살인의 경우보다 책임이 더 크다"고 판시했습니다.

A 씨는 양형이 부당하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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