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사기 치고…"알몸 사진 보내면 돈 돌려줄게" 우롱

7년간 5천여 명을 상대로 수십억 원대 온라인 중고 물품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돈을 돌려달라는 피해자에게 알몸 사진을 올리면 돌려주겠다며 우롱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제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중고 물품을 판매한다고 속여 수십억 원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 방해 혐의)로 총책 강 모(38) 씨 등 14명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구속 송치했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또 같은 혐의로 나머지 16명을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 등은 2014년 7월 31일부터 올해 1월 18일까지 온라인 중고 장터에서 이동식 주택과 가전제품, 상품권 등을 판다고 속여 피해자 5천92명으로부터 모두 49억 원가량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 1인당 적게는 4만 원에서 많게는 3천만 원까지 피해를 봤습니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있지도 않은 매장을 포털사이트에 허위 등록하고, 위조한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을 활용해 피해자를 안심시켰습니다.

또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겠다"며 소비자 심리를 교묘히 이용했습니다.

이들은 필리핀에 사무실을 두고, 대포통장으로 돈을 받아 이 돈을 가상화폐 또는 해외거래소 등에 넣어 수익금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경찰 수사망을 피해왔습니다.

특히 이들은 피해 신고를 막기 위해 사기 범행 과정에서 알게 된 피해자 인적사항을 이용해 협박까지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 주소지로 수십만 원 상당의 음식을 배달시키거나, 피해자 연락처를 온라인 무료 나눔 게시판에 올려 전화 수십 통이 걸려오도록 하는 식이었습니다.

심지어 피해자가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면 나체 사진을 요구하며 피해자를 우롱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부당하게 챙긴 돈으로 외제 차를 몰거나 필리핀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2년여간 추적 끝에 온라인 물품 사기 조직 40여 명 중 30명을 검거했으며, 나머지 10명은 국제형사기구 인터폴이 적색 수배 중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