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멍들고 골절이 있는 채로 응급실에 실려온 16개월 아기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세 차례 학대 의심신고가 있었지만, 부모 해명을 듣고 아무 일 없이 넘어갔다는 소식 어제(15일) 전해드렸는데요. 저희가 더 취재해보니 올해 상반기부터 아이 돌봄에 이상 징후가 있었다는 지인들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민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3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진 16개월 여자아이 A 양.
지난 5월과 6월·9월에도 아동 학대 신고가 들어왔지만,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부모 해명을 듣고 학대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SBS 취재 결과 A 양이 다니던 보육시설과 이웃 등 주변 지인들 사이에 학대 정황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왔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6월에 들어온 신고는 아이가 차 안에 방치되어 있다는 지인의 신고였는데, A 양 어머니는 다른 아이를 잠시 학원에 맡기기 위해 10분 남짓 차에 둔 거라고 진술했고 경찰은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하지만 한 지인은 A 양 어머니가 식당에 가거나 모임에 나올 때 종종 차에 아이가 자고 있다며 혼자 두고 내렸고, 손님이 집에 찾아오면 A 양을 방에 혼자 둔 뒤 방문을 닫아놓고는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A 양의 눈이 충혈되거나 얼굴 상처가 자주 발견돼 의아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주변 지인들의 우려가 이미 있었던 건데, 아동보호전문기관 조사 기록에는 주변인 진술을 들었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현장조사 매뉴얼에 보면 '주변 조사'라는 게 있습니다. 제3자나 주변 정황에 대한 조사는 필수적으로 들어가야죠.]
A 양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과거 사건 처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진단하고 재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장현기, CG : 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