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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에 10년 걸렸다…20살 의경 죽음 내몬 가혹행위

<앵커>

10년 전 인천에서 의무경찰로 복무하던 20살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재조사 결과 가혹행위가 있던 것이 확인되면서 순직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10년 넘게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기다려왔던 유족들에게도 이 소식이 전달됐습니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0년 3월 인천 남동경찰서 방범순찰대에 배치된 의무경찰 A 이경은 부대 배치 두 달도 지나지 않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유족은 부대 내 가혹행위를 의심했지만, 경찰 자체 조사는 물론 이후 국가 상대 소송에서도 이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유족 요청으로 시작된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 조사에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진상규명위

A 이경이 부대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A 이경은 선임들에게 중대원 전체의 식기를 10여 분 내에 다 닦도록 지시받는가 하면, 폐렴 증세로 병원 진료를 받자 신병이 근무를 빠진다며 폭언을 들었습니다.

A 이경이 우울증 증세를 호소해 경찰병원에 두 차례 정신과 상담도 받았지만, 부대 차원의 조치는 딱히 없었습니다.

혼자 불침번 근무를 섰던 2010년 5월 5일, A 이경은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진상규명위는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경찰에 A 이경의 순직 처리를 요청했고 경찰도 수용했습니다.

[인천지방경찰청 관계자 : 의무경찰 관리규칙이라고 있는데, 규정이 바뀌면서 순직으로 인정해줄 수 있게 됐기 때문에….]

A 이경의 시신은 인천 가천대길병원 안치실에 10년 넘게 보관돼 있었는데, 이번 순직 결정에 따라 조만간 국립현충원으로 안장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영상편집 : 김준희, CG : 정회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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