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납치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 받은 조두순. 조두순이 형기를 마치고 오는 12월 13일 출소합니다. 잔인한 범죄에 비해 처벌이 가벼웠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고, 수년 전부터 조두순 출소 이후 상황을 우려했던 목소리가 컸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없었습니다.
결국 조두순의 출소는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고, 조두순이 최근 '아내가 살고 있는 안산시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산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은 16일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실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11년 전 조두순을 영구격리하겠다고 했던 정부의 약속을 지켜라"라며 "조두순이 안산시로 돌아오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안산시에는 조두순 출소 이후를 걱정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민원 전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현재로선 피해자 가족과 안산시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줄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2008년 조두순 사건이 발생하고, 2009년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이후 일명 '조두순 방지법'이라고 불리는 각종 법안들이 제기됐지만 단 하나도 실제 법으로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안산시는 조두순이 형기를 마쳐도 특정 시설에 일정 기간 격리해 보호수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관련 법은 없는 상태고, 있다 하더라도 '범죄에 대한 처벌은 당시 법에 근거한다'는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따라 조두순은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범죄자의 신상정보와 거주 위치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성범죄자 알림e의 경우도, 2013년 법 개정 후 공개 대상자가 거주하는 곳의 도로명, 건물번호까지 공개하게 됐지만 조두순이 열람명령을 선고 받은 건 법 시행 전이라 역시 해당되지 않습니다. 성범죄자 알림e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 장관도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조두순 사건으로 인해 만들어진 일명 '조두순 방지법'은 많지만 정작 조두순은 막을 수 없는 상황. 또 법이 내린 형기를 모두 마치고 나온 사람의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처분을 내리는 것에 대한 '이중처벌' 논란도 있는 상황입니다. 애초에 더 무거운 처벌을 했어야 한다는 여론도 많지만 조두순 사건은 검찰 수사부터 법원 판결까지 허점이 많았습니다.
비디오머그가 '조두순이 피해간 것들'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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