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기꾼 한 명이 남의 쿠팡 계정을 훔쳐 가짜 판매 글을 올리고 돈만 받아 잠적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쿠팡은 규정에서 벗어난 직거래였다면서 아무런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UBC 김예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카센터 운영업자는 최근 알 수 없는 냉장고 배송 문의 전화를 수백 통 받았습니다.
차량 부품을 팔기 위해 쿠팡에 판매자로 등록했는데, 누군가 자신의 아이디로 냉장고 판매 글을 올린 겁니다.
이들은 도용한 아이디로 저렴한 값에 물품을 배송한다며 구매자들을 속인 뒤, 자신들의 계좌번호로 입금하게 하는 방식으로 수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권 모 씨/계정 도용 피해자 : (쿠팡에) 피해자가 많을 수 있다, 전화를 주고 문자를 주든지 해서 구매 취소를 하고 상품을 내려 달라고 했는데, 오늘까지도 (구매자에게) 전화 두 통 또 받았어요.]
피해자들이 구매한 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여전히 구매가 가능한데요, 특가 제품이라며 구매 전 연락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배송되지도 않는 가전제품 주문으로 피해를 본 사람은 확인된 사람만 40여 명, 300만 원을 입금한 한 피해자는 문의 직후 쿠팡고객센터라는 가짜 문자 메시지로 개별 계좌를 알려줘 사기를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구매 사기 피해자 : '쿠팡을 해킹해?' 이런 건 저희가 상상할 수 없었어요. 그러니까 의심을 할 수 없죠.]
하지만 마켓 측은 지정된 계좌가 아닌 개별 계좌를 통한 구매 피해라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른 오픈마켓에서도 최근 판매자의 아이디를 도용한 사기 피해가 잇따르면서 피해자들은 국민청원을 올리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