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요즘 밤 9시가 넘으면 장사를 할 수 없어서 먹고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은데 자영업자들을 더 힘들게 하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마스크를 써 달라고 하자 커피를 집어 던지는가 하면 영업이 끝났다는 말에 행패를 부리기도 합니다.
이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카페.
주인이 손님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합니다.
[카페 주인 : 음료 세잔 드릴게요. 손님 마스크 쓰고 오셔야 돼요.]
커피 받아 가던 남자 손님, 다시 돌아와 주인과 실랑이합니다.
[카페 손님 : FM대로 살아서 당신 공무원 할 거야? 공무원 해 차라리. 이런 장사하지 말고.]
방문자 QR 코드 입력과 마스크 착용 요구에 항의한 건데 일행이 말리자 그냥 가는가 싶더니 되돌아와 주인에게 커피를 집어 던집니다.
[카페 주인 : (여기서 마시고 싶겠어? 커피숍이 여기 하나겠어?) 예, 안 오셔도 돼요.]
지난달 30일 2.5단계 거리두기가 시작된 뒤 매장 안 손님을 받지 못해 카페 매출은 반 토막 난 상황, 힘들지만 방역수칙을 따르느라 생긴 일인데도 하소연할 곳이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카페 주인 : '이걸 왜 해' '귀찮아'라고 얘기하시는 분은 많은데 어쩔 수 없잖아요. (코로나19 상황을) 빨리 끝내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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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경기도의 한 식당 밤 9시가 다가오자 주인이 식사 중인 손님에게 다가가 영업시간 종료를 알리는데 갑자기 여자 손님이 주인에게 달려듭니다.
[식당 주인 : '손님, 이제 나가셔야 합니다' 하니까 느닷없이 기회 줄 것도 없이 마스크를 확 벗겨 가지고.]
손님이 목덜미를 잡고 팔뚝을 꼬집는 바람에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식당 주인 : 가게 문을 닫고 어떻게 해야 되나 기로에 서 있는데, 우리도 울며 겨자 먹기로 9시에 끝나는 건데, 그 끝나는 거에 대해서 우리는 더 속상하죠.]
식당 주인은 이 여성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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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또 다른 식당에서는 실내 거리두기를 위해 자리 이동을 요청받은 남성이 식탁을 엎을 것처럼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한계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일부 이기적인 고객들 때문에 감정 노동까지 해야 하는 상황.
정부 방역 조치에 응하지 않으면 업주들뿐만 아니라 개인 고객들도 고발 조치 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 공동체를 위한 배려심이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소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