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나흘 동안 400mm 넘는 비가 내린 경기 남부 지역은 워낙 피해가 큰 데다가 또 비가 계속 오락가락해서 현재 복구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산사태가 덮친 경기도 안성의 한 마을을 박재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하늘에서 본 경기도 안성 일죽면 남산마을.
산사태가 나면서 토사가 마을 한쪽을 휩쓸었는데 흙더미가 마을 아래쪽 논을 향해 수백 미터를 쓸려 내려간 뒤에야 멈췄습니다.
토사가 덮친 곳은 쑥대밭이 됐습니다.
뿌리째 뽑힌 나무가 집을 뚫고 들어갔고 창고로 쓰던 컨테이너는 아랫집을 덮쳤습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원래 어떤 집의 마당이었던 곳입니다.
산사태로 돌무더기와 흙이 거의 2m 높이로 쓸려 내려온 건데요, 같이 내려온 걸 보면 윗집에서 키우던 호박이나 집 안에서 쓰던 물통이나 건축자재 같은 것도 들어있습니다.
산에서 100m 넘게 떨어진 마을 입구까지 걸음을 옮기기조차 어려운 뻘밭이 생겼습니다.
[마을 주민 : (흙더미) 내려오는 거 내가 봤어요. 저기서 토사가 막 내려오는 바람에…. 여기가 다 떠내려간 거지. 나무가 여기 다섯 개가 있었어.]
[마을 주민 : 바람 소리가 나더라고. 그러더니 나무가 서서 내려오는 거야 막.]
주민이 찍은 영상에는 당시 긴박한 상황이 담겼습니다.
[외손자인데 놀러 왔다가 놀라서 찍지도 못하고 막 우는 거야.]
이 마을에서만 집 8채가 파손됐는데 70대 노인은 무너진 집에서 3시간 만에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300mm 이상 기록적 폭우가 내린 용인도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용인시의 한 도로입니다.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단층까지 보일 정도로 도로가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도로가 주저앉으면서 산책로로 향하던 다리도 함께 붕괴됐습니다.
집중호우에 하천이 범람하며 도로 밑 지반을 쓸고 내려가며 생긴 건데 아직 안전조치가 되지 않아 추가 붕괴가 우려됩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원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