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막 지난 만 13개월 된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손에 2도 화상을 입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원장이 뜨거운 커피가 든 텀블러를 아이 있던 방에 두면서 벌어진 일인데, 사고 뒤에도 어린이집의 거짓말과 늑장 대응으로 아이의 화상 치료까지 늦어졌다는 것입니다.
조윤하 기자가 제보 내용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텀블러를 바닥에 놓은 채 아이를 재우려다 방을 나갑니다.
혼자 남겨진 아이, 기어 다니다 텀블러 안으로 손을 집어넣습니다.
텀블러에는 뜨거운 커피가 담겨 있었습니다.
CCTV 화면에는 빨갛게 부은 아이 손과 아이가 아파서 바동거리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최보윤/화상 피해 아동 부모 : 엄지손가락 말고 나머지 네 손가락을 다쳤고 왼쪽 허벅지도, 무릎 안쪽도 데었어요, 같이.]
원장은 사건 발생 1시간이 지나서야 아이 부모에 연락해 엉뚱한 이유를 댔습니다.
[어린이집 원장 (아이 부모와 통화) : 선생님의 국에다가 (손을 데었어요), 사실은.]
아이 엄마가 CCTV 확인을 요구하자 원장은 그제서야 사실대로 실토했습니다.
아이 엄마는 사고 직후 원장의 대응도 문제 삼습니다.
사고가 난 뒤 20분이나 시간을 끌다가 근처 가정의학과로 데려갔다는 것입니다.
원장은 아이 엄마에게 '수포가 올라오지 않았으니 아이 손을 차갑게만 해주면 된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데려간 종합병원에서는 '2도 화상' 진단이 나왔습니다.
지속적인 화상 처치가 필요하며 흉터와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최보윤/화상 피해아동 부모 : 믿었던 어린이집에서 이렇게 돼 버려서 많이 속상해요. 화상은 나중에 후유증이 있을 수도 있고….]
아이는 6개월간 손에 붕대를 감은 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
뜻밖의 사고를 당한 부모는 믿었던 원장의 거짓말에 한 번 더 마음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김종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