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에 있는 한 민간 식물원에 위안부 소녀상과 소녀상을 향해 무릎 꿇고 사죄하는 남성의 조형물이 설치됐습니다. 일본 언론이 무릎 꿇은 남성이 아베 총리를 상징한다고 보도하면서 일본 정부가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한복 차림의 소녀가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있고 정면에서 정장 차림의 중년 남성이 무릎을 꿇은 채 땅에 두 손을 짚고 고개 숙여 절을 합니다.
한국자생식물원이 지난 6월부터 일반에 공개한 것으로 "영원한 속죄"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식물원 측은 위안부 문제에 일본의 성의 있는 사죄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다면서도 남성 조형물이 꼭 "아베"라는 개인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김창렬/한국자생식물원 원장 : 자연인 아베를 상징하는 건 아니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사죄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 사람이 아베일 수도 있고, 그다음 또 책임자일 수도 있을 거고.]
이 조형물에 산케이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즉각 반응했습니다.
한국 언론을 인용해 한국의 한 식물원이 사죄하는 아베 총리를 본뜬 동상을 설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가/일본 관방장관 : 그런 일은 국제 의례상 용납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한일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외국 지도자급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관례와 예우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식물원 측은 논란이 일자 다음 달 예정된 조형물 제막식은 취소하겠지만, 철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허 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