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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 탈북민, 배수로 철망 벌려 탈출→구명조끼로 한강 건넌 듯

월북 탈북민, 배수로 철망 벌려 탈출→구명조끼로 한강 건넌 듯
한국 정착 3년만에 다시 북한으로 넘어간 탈북민 김 모(24) 씨의 '월북 루트'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 씨는 철책 밑 배수로의 낡은 이중 장애물을 손쉽게 빠져나간 뒤, 강 수위가 가장 높은 때에 맞춰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한강을 건넌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늘(8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 당국은 김 씨가 인천 강화도 월미곳에 있는 정자인 '연미정' 인근 배수로를 통해서 월북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미정은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24호인 정자로, 언론 현장 취재한 결과 김 씨의 월북루트는 연미정 맞은편에 있는 배수로로 확인됐습니다.

배수로는 철책 밑을 가로질러 한강으로 물이 흘러나가도록 설치된 형태로, 내부엔 일자 쇠창살 형태의 철근 구조물이 있습니다.

1차 장애물인 셈입니다.

김 씨의 신장은 163cm, 몸무게 54kg로 왜소한 체격으로, 철근 틈새를 손으로 벌려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철근 구조물을 지나면 2차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는 바퀴모양으로 된 윤형 철조망이 있는데, 이 역시 많이 노후화돼 왜소한 체구의 김 씨가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오늘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장애물이 좀 오래돼서, 윤형 철조망의 경우 많이 노후화한 부분이 식별됐다"고 답했다.

이어 "장애물을 벌리고 나갈 여지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의장은 이어 "월북 시점이 만조 때라서 (배수로 탈출 후) 부유물이 떠오른 상황에서 월북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머리만 내놓고 떠서 갔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경찰과 군 당국의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김씨는 18일 오전 2시 20분쯤 택시를 타고 월곳리에 하차한 뒤, 이후 만조 시간대에 맞춰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 후 한강 물길을 따라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파악됩니다.

김 씨는 월북 전 필요한 자금을 환전하고 해당 지역 일대를 사전답사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비교적 오랜 기간 치밀하게 월북을 준비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편, 김 씨의 월북 전후 행적은 군 감시장비에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오늘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군 감시장비에 포착된 영상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해 김 씨의 월북 전후 행적이 군 감시장비에 찍혔음을 시사했습니다.

통상 군 감시장비의 경우 운용병 등이 녹화 영상을 실시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 씨의 행적이 감시장비에 포착됐는데도 이를 놓쳤다는 의미여서 또 한 번 논란이 예상됩니다.

이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서 "(감시장비 영상을) 모니터링 하는 부분에 여러가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작년부터 보강을 많이 해왔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다시 한 번 짚어볼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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