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의사가 뿌린 '가짜 코로나 결과지'…과테말라 '발칵'

과테말라 한인들이 현지 한인 의사에게서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지가 위조된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짜 음성과 양성 판정을 그대로 믿어온 한인 피해자가 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현지시간 어제(24일) 주과테말라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한인 A원장은 현지 한인 등을 상대로 돈을 받고 코로나19 검사를 해왔습니다.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해 항원검사 방식의 신속진단 키트로 그 자리에서 검사 결과를 통보하고, 남은 검체를 현지 대형 종합병원에 의뢰해 유전자증폭(PCR) 방식으로 추가 검사한다는 것이 그동안 A원장 측의 설명이었습니다.

A원장은 이후 검사 의뢰자들에게 구두로 혹은 종합병원 명의의 문서로 검사 결과를 알려줬습니다.

그러나 해당 PCR 검사는 시행된 적도 없고, 결과지는 위조된 가짜라는 사실이 최근 드러났습니다.


이달 초 현지 대사관 경찰영사가 검사 결과지 양식을 수상하게 여기면서 꼬리를 밟히게 된 것입니다.

이상한 점을 감지한 김 영사는 한인들로부터 결과지를 취합했고, 60여 건의 결과지에 적힌 일련번호가 모두 동일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대사관은 결과지를 발행한 것으로 돼 있는 종합병원 측에 문의해 검사가 진행된 적도 없고 해당 결과지는 위조임을 확인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A원장은 PCR 검사를 의뢰한 205명에게 비용을 환불해주겠다며 사과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난 17일에는 한인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려 병원 이름을 사칭하고 결과지를 위조한 것을 공개 시인했지만 몇 시간만에 또 별다른 설명없이 사과문을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과테말라엔 5천명 정도의 한인이 살고 있는데 이미 봉제공장 등에서 집단 감염이 벌어져 확진자가 1백명에 육박하는터라 한인사회는 말 그대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동안 A원장에게서 받은 검사 결과를 진짜로 알았던 한인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안 그래도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믿었던 같은 한인 의사에게서 가짜 결과지를 받았다는 사실에 더 큰 허탈함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가짜 검사 결과가 과테말라 한인사회 내 코로나19 전파를 부추겼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진=과테말라 한인매체 한과정보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