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살린 엄마는 안타깝게 숨졌습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필립 블랭크스(28)는 지난 3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3층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비명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화염에 휩싸인 아파트 3층 발코니에서 두 아이의 엄마 레이철 롱(30)이 애타게 도움을 요청하던 순간이었습니다.
불이 난 건물 바깥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이웃 주민들은 엄마를 향해 아이를 던지면 받겠다고 소리쳤습니다.
결국 엄마는 불길이 등 뒤에서 치솟자 아들을 꼭 살려달라며 3층 발코니에서 아이를 떨어트렸습니다.
그때 현장에 있던 블랭크스는 전광석화처럼 몸을 던져 아이를 받아냈습니다.
아이가 아파트 바닥에 부딪히기 직전의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블랭크스는 지역 매체와 인터뷰에서 엄마가 아이를 아래로 떨어트렸을 때 본능대로 움직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결국 내가 해야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이를 구조할 당시 터널 안 시야처럼 아이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랭크스는 미시간주의 캘러머주센트럴 고등학교에서 미식축구 스타 선수로 활약했고, 졸업한 뒤에는 해병대에서 복무했습니다.
블랭크스가 구한 세 살배기와 함께 아이의 누나인 8살 소녀도 이웃 주민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발사인 흑인 남성 달토니언 알렉산더(42)는 불이 난 아파트 건물로 뛰어 올라가 복도에 쓰러져있던 8살 누나를 구조했습니다.
화재 당시 직장에서 일하고 있던 아이들의 아버지는 블랭크스와 알렉산더를 만나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두 사람은 이 가족을 계속해서 돕기로 했다고 WP는 전했습니다.
다만, 두 아이의 엄마는 끝내 화마에 희생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엄마는 아파트 발코니에서 떨어진 아들이 무사한지 확인한 뒤 8살 딸을 구하기 위해 화염 속으로 다시 뛰어들었다가 숨졌습니다.
블랭크스는 "아이를 구하고 숨진 엄마가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트위터 공개영상 갈무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