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깜깜한 새벽에 옷도 입지 않은 9살, 8살 형제가 맨발로 산을 내려오다가 발견됐습니다.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아 엄마가 훈육을 위해 산에 둔 채 내려왔다는 것인데,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안희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일 새벽 1시 40분쯤, 서울 개화산 근처에서 "옷을 안 입은 초등학생들이 걷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남자 어린이 2명이 벌거벗은 채 발바닥에 피를 흘리며 산을 내려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발도 신지 않은 채 깊은 밤 산길을 내려온 아이들은 도로 근처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발견됐습니다.
9살, 8살 형제였는데 아이들을 산 위에 데려다 놓은 것은 다름 아닌 어머니 40살 A 씨.
차에 태워 산 중턱에 내려놓은 뒤 자리를 뜬 것입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을 위해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평소 할머니가 형제를 보살피는데 종일 말썽을 피워 혼내려 했다는 것입니다.
[구청 관계자 : 그날따라 아이들이 정말 힘들게 했나 봐요. 막 어지럽히고. 일시적으로 갑자기 '호랑이가 잡아갈 수도 있어, 말 안 들으면!' 이런 식으로, 한 번은 혼내야 되겠다 (생각했답니다.)]
아이들은 어머니 A 씨와 격리된 채 임시 보호기관에서 심리상담 치료를 받고 있는데,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아동학대 등 혐의로 A 씨를 입건하고 추가 학대 여부 등을 조사 중입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원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