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개체 수가 많아진다고 해서 돌발해충으로 불리는 이 불청객은 대략 5월부터 알에서 부화해 10월까지 활동하면서 나무를 고사시키거나 분비물 등으로 피해를 줍니다.
특히 올해는 매미나방 유충이 기습 출몰해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 일부 농가는 돌발해충으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농민 이 모(68)씨는 "올해 유독 더 많이 늘어난 해충이 과수 등 활엽수 나무에 달라붙어 나뭇잎을 갉아 먹거나 가끔 바닥으로 뚝뚝 떨어져 불편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대략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많아졌다는 게 관계기관의 설명입니다.
올해 매미나방이 대량 발생한 것은 지난겨울 포근한 날씨로 이어진 이상고온으로 알이 죽지 않고 겨울을 나면서 유충이 생겨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기온 상승에 개체 수가 늘어나 올해 부화 시기도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지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근 이어지는 조기 고온현상 등 이상기후가 애벌레에서 성충으로 이어지는 곤충의 세대 순환 기간을 줄이고 있습니다.
강원도산림과학연구원도 예년보다 빨리 피해발생 예보를 발표하며 예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윤지윤 강원도산림과학연구원 녹지연구사는 "매미나방의 경우 지난해 겨울철 치사율이 감소해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고, 발생 시기도 지난해보다 10일 넘게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강원도산림과학연구원은 지난 2일 연노랑뒷날개나방에 대해서도 발생 예보를 발령했습니다.
도내 지자체 방제작업도 2주가량 앞당겨 방제에 돌입했습니다.
춘천시는 지난달 초부터 방제작업에 들어가 일주일에 하루만 제외하고 매일 방제에 나서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곤충이 알에서 성충이 되는 우화 과정에서 선제적 방제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춘천지역은 지난해 매미나방이 7월에 대량 발생해 38ha에 걸쳐 가지를 고사시키거나 생육을 저하하는 등 피해를 줬습니다.
게다가 최근 춘천 봉의산에서 연노랑뒷날개나방의 유충도 발견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연노랑뒷날개나방은 4년 전 떼를 지어 도심 곳곳에 대량 발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05ha 걸쳐 출몰해 적지 않은 피해를 줬습니다.
이 나방은 밤에 활동하는 탓에 낮에는 해가 들지 않는 곳에 모여있다가, 밤이 되면 가로등 조명 아래 몰려들어 주민 생활에 큰 불편을 끼칩니다.
실제로 송암동 야간 경기장 조명시설 등에는 여름철 성충이 된 수만 마리의 나방떼가 몰려들어 경기가 취소될 정도였습니다.
춘천시 관계자는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개체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조기방제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갑자기 대량 발견돼 어려움이 많다"며 "돌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춘천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