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경찰관이 배달원을 폭행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료 경찰까지 밀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강민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6일 새벽, 서울 역삼동에서 음식 배달에 나서던 정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눈 앞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오토바이를 넘어뜨렸는데, 항의하자 다짜고짜 폭행이 시작됐습니다.
[정 모 씨/폭행 피해자 : 이 오토바이 제 오토바이입니다.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거죠? 하니까 한 번 쳐다보더니 ○○○야 하면서 사람을 때리면서 꺼지라면서 따귀도 때리고.]
정 씨를 때린 것은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 소속 이 모 경사.
이 경사는 앞서 근처 가게에서 난동을 부리다 경찰 제지로 가게 밖으로 쫓겨났는데,
[근처 가게 종업원 : 다 던지고 난리가 났죠. 막 여기에 휴대전화도 날아가고 바지 벗어서 던지고. 뒤에 계신 손님들은 막 눈 찌푸리고 나가고. 들어오던 손님들은 보고 다시 나가기도 하고.]
얼마 못 가 근처에서 정 씨를 폭행한 것입니다.
이 경사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는데, 정 씨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정 모 씨/폭행 피해자 : 가해자가 나한테 사과해야 하는데, (지구대에) 높으신 분이 자존심을 버리면서 나한테 계속 허리 숙여 인사하면서 죄송하다… 담당 조사관이 그러더라고요. 맞은 거 얼마나 맞았다고 그러냐고, 상처도 없는데.]
다른 경찰관이 합의를 유도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정 씨는 30만 원을 받고 합의했고, 이 경사는 풀려났습니다.
그런데 SBS가 입수한 CCTV 화면을 보면, 이 경사가 출동한 다른 경찰관을 거세게 밀치고 반발했지만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조사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대신 사과하거나 합의를 유도하지 않았고,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출동 경찰관들의 판단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 경사를 대기 발령하고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원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