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38명이 숨진 이천 물류창고 화재 당시 지하 2층에서 불이 시작되는 영상을 SBS가 확보했습니다. 불이 시작된 뒤 단 20초 만에 화염이 지하 2층 전체를 덮어버렸는데, 불이 꺼진 현장에서는 산소절단기뿐만 아니라 담뱃갑과 꽁초까지 발견됐습니다.
한상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9일 오후, 이천 물류창고 지하 2층 현장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소화기, 야 소화기, 야 소화기.]
잠시 뒤 한 남성이 뛰어나오며 119 신고를 재촉합니다.
[119 불러! (소화기) 빨리 갖고 와!]
건물 밖 작업자들이 소화기를 들고 달려오지만, 불길은 삽시간에 지하 2층을 뒤덮고 유독가스가 금세 시야를 가립니다.
불이 시작된 뒤 20초 만입니다.
![화재](http://img.sbs.co.kr/newimg/news/20200512/201430029_1280.jpg)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우레탄폼 부분 어딘가에 불이 붙으면서 그게 벽면을 타고 천장 면으로 먼저 올라갔고, 천장 면을 타고 우레탄이 타 내려가면서 빠르게 연소한 상황, 이런 상황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식에 동참한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산소절단기와 토우치, 아크용접기 등 발화기기와 함께 담뱃갑과 담배꽁초까지 발견됐다고 화재보고서에 기록했습니다.
![불이 꺼진 현장 산소절단기, 담뱃갑, 꽁초까지 발견](http://img.sbs.co.kr/newimg/news/20200512/201430030_1280.jpg)
유증기가 발생하는 우레탄폼 작업 현장에서 불꽃이 튀는 작업에 흡연 가능성까지 발견된 것입니다.
실제로 당시 지하 2층에서는 우레탄폼 희석과 엘리베이터 설치, 일종의 공기 통로인 덕트 설치 작업이 동시에 벌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소방당국은 작업장에 있던 산소용접기 등 발화기기 불티나 담배 불티가 우레탄폼에 옮겨붙으면서 불이 번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견된 지상 2층의 경우 사망자 18명 모두 조리실과 그 근처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무게가 많이 나가는 덕트 설치 작업을 여러 명이 함께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공진구, 영상편집 : 이승진, 화면제공 : 안상수 의원실)
▶ "시계가 멈췄어"…2주 만에 참사 현장 마주한 유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