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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내가 산 게 '손 소독제'가 아니라고요?

구매 시 '의약외품' 꼭 확인해야

<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오늘(29일)은 요새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손 소독제 얘기네요. 구매할 때 유의할 점이 좀 있다고요?

<기자>

네. 소독 효과를 자신할 수 없는 제품을 자기도 모르게 쓰고 있기도 하고요. 또는 손에, 인체에 쓰라고 만든 게 아닌 제품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손을 씻고 있는 경우가 요즘에 참 많이 보입니다.

첫 번째로는 아예 제품 자체가 소비자가 오해할 수 있게 나오는 경우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서 판매돼 온 613개 제품 중에서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게 표시해놓은 제품들을 17개 찾아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이 제품 분명히 영어로 손 씻는 핸드클리너라고 이름을 붙여서 팔았는데요, 깨알 같은 제품 설명을 읽어보면 물건 살균 소독제입니다. 인체에 써도 된다고 허가받은 제품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제품도 마찬가지인데요, 용도에는 버젓이 손 씻는 데 써도 되고, 심지어 이걸로 코안이나 입안을 세척해도 된다고까지 써놨습니다. 안 됩니다. 위험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경우가 별로 없었지만 최근에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살균제를 잘못 썼다가 병원에 실려 간 경우들 외신 통해서 종종 전해지죠.

물건에 쓰라고 나온 살균제로 어쩌다 손을 씻는 정도로는 그렇게까지 큰 사고는 안 나겠지만 피부 트러블 같은 문제는 생길 수 있고요.

특히 방금 보신 제품처럼 점막으로 돼 있고 자칫하면 그러다가 먹을 수도 있는 입안이나 코안 같은 데까지 써도 된다, 이런 것은 굉장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단 이번에 적발된 제품들은 판매를 중지시키거나 표시를 바꾸게 했는데 소비자들도 주의해 달라는 게 소비자원의 당부입니다.

<앵커>

사실 한눈에 "이건 아니다. 이건 맞다." 이렇게 구별하기에는 쉽지 않은데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 좀 알려주시죠.

<기자>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제품을 사실 때 이 한 가지는 꼭 주의해서 보시는 겁니다. 제목이, 상품 이름이 뭐라고 돼 있든 간에 일단 그 큰 글자들, 앞에 있는 글자들은 잠깐 잊어버리시고요.

용기에 붙은 제품설명서를 봅니다. 거기서 품목을 확인하는 겁니다. 제품설명서 품목에 '의약외품'이라고 돼 있는 '손 소독제'가 우리가 찾는 겁니다. 의약외품이라는 글자가 있어야 됩니다.

살생물제품, 또는 식품첨가물이라고도 표시돼 있는 살균제나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 이런 말들이 쓰여 있으면 손 씻으라고 출시된 물건이 아닙니다. 그릇이나 가구, 차량, 집에 쓰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손 세정제가 있습니다. 화장품입니다. 이거는 세정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요, 그냥 손에 묻히고 물로 씻어내지 않아도 되는 제품들인데, 품목에 화장품이라고 돼 있는 거 이것도 손 소독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게 좀 헷갈리기가 쉬운데요, 손 소독제는 살균 효과가 있으면서 인체에 써도 된다고 허가를 받은 의약외품입니다. 물로 씻어내지 않지만 인체에 안전하게 소독이 됩니다.

그런데 비슷하게 씻어낼 필요 없게 나오는 손 세정제는 그 살균 효과는 담보가 안 됩니다. 비누와는 다릅니다. 비누도 세정제거든요.

그런데 비누는 물과 함께 씻어내죠. 이런 것은 확실한 살균효과가 있습니다. 사실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서 제일 권하는 것은 흐르는 물에 비누칠해서 꼼꼼히 씻는 거죠.

[윤혜성/한국소비자원 위해관리팀장 : 물비누 형태의 손 세정제는 물로 씻어내는 효과에 의한 세균 감소 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바이러스 박멸을 위해 사용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에탄올을 성분으로 사용해서, 최근에 물로 씻어내지 않는 겔 타입의 제품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데, 의약외품 허가를 받지 않은 제품들은 살균소독 같은 의약적 효능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앵커>

권 기자 얘기 듣다 보니까 제가 모르는 게 굉장히 많았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상점이나 온라인몰에서 사실 안내를 좀 헷갈리게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기자>

네. 사실 그런 경우들이 자주 있습니다. 보시면요. 이거는 사실 제 것입니다. 제가 화장품 많이 파는 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손 소독제 주세요." 해서 받았던 제품입니다.

저도 실은 그동안 제품 설명을 안 보고 점원한테 안내받은 대로 그냥 이걸 손 씻는데 계속 써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설명지를 보니까 어디에도 이걸로 손을 씻으라는 얘기가 없습니다.

의류나 침구 얘기만 있고 품목도 탈취제, 살균제로 돼 있죠. 제 손에 아직 큰 문제는 없지만 이걸 제가 계속 쓰다가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거나 문제가 생겨도 제품 탓이 아닌 겁니다.

광고 문구로 '순수한 물로', '안심할 수 있는' 이 정도의 광고 문구는 쓰여 있는데요, 이런 게 있다고 해서 몸에 써도 된다는 얘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점원들도 앵커 얘기한 대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소비자인 내가 제품 설명에서 품목 이건 꼭 한번 확인하는 게 좋고요.

한 가지 팁은 시중에서 보통 이런 스프레이 타입, 분무 타입으로 나오는 제품은 대개 물건 살균제입니다. 인체 허가용으로 나온 게 아닙니다. 의약외품 손 소독제는 보통은 젤 타입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기억해야 될 게 손 세정제보다는 손 소독제가 바이러스를 잘 씻어낼 수 있다. 그 얘기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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