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거대 야당으로 힘을 합쳐달라는 총선 메시지를 담은 옥중서신을 내놨습니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가슴을 울린다"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고, 민주당과 정의당에서는 "자중하고 죗값을 치르라"거나 "파렴치한 행태에 분노한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감옥에서 쓴 편지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슴이 아프다"는 말로 시작해 대구·경북 지역을 언급하며 "잘 견뎌내길 바란다"고 썼습니다.
그 뒤 편지 내용은 모두 정치적 메시지입니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에 실망도 했다"면서도 "보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통합당으로 보수 세력이 뭉치라는 주문인 것입니다.
지난 2017년 3월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외부로 정치적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유영하/박근혜 前 대통령 변호인 : 대통령께서 많은 고심을 하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최종 의견 발표가 있다고 결정하신 건 오늘 접견에서 정하셨습니다.]
'태극기 세력'으로 불리며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해온 자유공화당 등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큰 결단"이라고 화답했습니다.
통합당을 이끄는 황교안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애국심이 가슴을 울린다"면서 "오늘의 뜻에 부응하겠다"는 다짐까지 내놨습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파렴치", "선동" 같은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제윤경/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 옥중에서 해야 할 일은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하고 죗값을 치르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결속력 강화의 계기가 될지, 아니면 국민적 반감만 살지, 보수 진영 앞에 총선을 42일 앞두고 나온 탄핵된 전직 대통령의 옥중 정치 행보가 돌발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최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