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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바이러스가 아냐' 중국계 이탈리아 청년의 '1인 시위' 화제

'난 바이러스가 아냐' 중국계 이탈리아 청년의 '1인 시위' 화제
코로나19 여파로 이탈리아에서 중국계 혐오 정서가 확산하는 가운데 '인류애'를 호소하는 한 중국계 청년의 '1인 시위'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화제가 된 영상은 약 2주 전쯤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중국계 교포 청년들 모임인 '이탈리아-중국 청년협회'(UGIC)가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것입니다.

영상에는 이탈리아 중부 피렌체의 한 거리에 검은색 천으로 눈을 가리고 흰 마스크를 쓴 채 홀로 서 있는 한 청년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옆에 세워놓은 하얀 플래카드에는 이탈리아어와 중국어로 "나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나는 한 명의 인간일 뿐입니다. 나를 편견에서 해방해주세요"라고 쓰여있습니다.

특히 감동적인 것은 이 청년을 대하는 이탈리아인들의 반응입니다.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입을 가린 마스크와 눈을 감싼 천을 벗겨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국계 이탈리아 청년 1인 시위 (사진=연합뉴스)
중국계 이탈리아 청년 1인 시위 (사진=연합뉴스)
중국계 이탈리아 청년 1인 시위 (사진=연합뉴스)
이 영상은 1만 회 이상 공유됐고 댓글도 6백여 개가 달렸습니다.

'좋아요'와 '최고예요' 버튼을 누른 페이스북 회원은 6천600여명에 달합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도 이를 잇달아 보도하며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1인 시위의 주인공은 피렌체에서 사는 중국계 교포인 마시밀리아노 마르틸리 장(29)입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플래카드에 쓴 문구의 진정한 의미를 전달하고자 영상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놀라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최근 이탈리아에선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계 혐오 정서가 깔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문제가 됐습니다.

베네치아의 10대 청소년들이 중국인 관광객에 침을 뱉고 모욕하는 일이 일어나는가 하면 현지에 거주하는 몇몇 중국인은 '불결하다', '역겹다'라는 등의 욕설을 듣기도 했습니다.

로마 트레비 분수 옆 한 레스토랑은 중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 문구를 내거는 등 노골적인 차별도 목격됩니다.

30만 명 규모의 이탈리아 내 중국계 이민 사회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매출이 급감한 일부 중국인 상점이 임시로 이탈리아인에 점포 운영을 맡기고 이를 홍보하는 웃지 못할 사례도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선 현재까지 로마의 60대 중국인 관광객 2명과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철수한 이탈리아인 1명 등 총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입니다.

(사진=UGIC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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