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에피스 직원 자택서 '은닉 회사 서버' 확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팀장급 직원이 회사 공용서버의 저장장치를 빼돌려 자신의 집에 숨겨 놓고 있다가 적발됐습니다.

현재 검찰은 해당 저장장치를 확보해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지난 3일 새벽 에피스 팀장급 직원 A씨를 증거 인멸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검찰은 지난 2일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5,6월쯤 회사 재경팀 공용서버 저장 장치를 떼어내 자신의 집에 숨긴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이 서버는 그 동안 여러 차례 이뤄진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선 확보되지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검찰은 팀장급 직원이 윗선 지시 없이 회사 서버를 통째로 떼어내 숨기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현재 A씨 집에서 서버 본체를 확보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검찰은 삼성바이오와 에피스의 회계 관련 내부 자료 등 분식회계와 경영권 승계가 연관성이 있는지 밝힐 수 있는 핵심 자료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A씨에게 서버 보관 등 증거 인멸을 지시한 사람을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

앞서 에피스 경영지원실장(상무) 양모 씨와 부장 이모 씨가 2017년 삼성바이오에 대한 금융감독원 특별감리와 이후 검찰 수사에 대비해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서 가운데 문제가 될 만한 기록을 삭제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됐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에피스는 직원 수십 명의 노트북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합병', '미전실' 등 단어를 검색해 문건을 삭제하는가 하면 일부 회계자료는 아예 새로 작성해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 안팎에선 에피스가 윗선 지시 없이 자체 판단만으로 분식회계 증거를 없앴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그룹 차원의 개입 여부를 의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