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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태안 화력발전소 사고사 故 김용균 씨 동료 "입단속 지시받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안타까운 사고로 숨진 25살 청년 故 김용균 씨.

지난 11일 사고가 발생한 후 김 씨의 휴식 시간이 보장되지 않아 컵라면과 과자로 식사를 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태안 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씨
김 씨의 교육을 담당했고 마지막 모습도 직접 발견한 동료 이성훈 씨는 오늘(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 씨의 희생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이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김 씨는 '밥 먹고 일하라'고 전화를 해야만 들어와서 밥을 먹었던 친구"라며 "욕도 못 하는 천진난만한 친구"라고 말했습니다.

유품 중 컵라면이 발견된 이유에 대해서는 "12시간 일하다 보면 밥을 대신해서 먹을 게 필요했다"며 "그것조차도 먹고 나갈 시간이 없을 때는 그냥 끼니를 건너뛰고 일하는 수가 태반"라고 답했습니다.
태안 화력 사고(사진=연합뉴스)
이 씨는 인터뷰에서 "너무 마음 아픈 게 있다"며 사고 당시 회사 측이 열악한 작업환경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직원들 입단속부터 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는 "사고가 난 11일 아침에 9시 40분쯤 집에 와서 정신도 없고 그런 상황에서 (담당 팀장이) 전화해서 애들 입단속 잘해라. 기자들 만나면 인터뷰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얘기 나오면 그거 가지고 확대 재생산 하는 사람들이 기자들 아니야? 걔네들은 이쪽 사정 잘 모르니까 엉뚱하게 얘기 들을 수도 있잖아. 그렇지?"라는 말이 담겨있었습니다.

이 씨는 "현장 투입을 빨리하라는 재촉에 3개월도 짧은데 김 씨를 3일밖에 교육을 못 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이 씨는 그러면서 "현장에 와보면 사고가 또 100% 날 것이라는 걸 확신한다. 현장 목소리를 듣고 반영한다면 이런 상황은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이 씨는 "하늘에 가 있는 용균이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며 "너도 거기서는 먼지 뒤집어쓰지 말고 이제는 편히 쉬어. 어머니 아버지는 내가 위로해드리고 보살펴드릴 수 있게끔 해 줄게. 용균아 미안해. 너무 미안해. 용균아 거기서 잘 지내"라고 안타까움 섞인 인사를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한국서부발전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던 김 씨는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인 1조 근무 조항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김 씨는 사고 당시 홀로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 후 서부발전은 16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유가족분들과 동료분들이 받았을 깊은 고통과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과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번 참사를 계기로 모든 사업장이 가장 안전한 현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환골탈태의 자세로 매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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