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에게 폭행당한 70대 아파트 경비원 끝내 사망

층간소음 민원을 해결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만취한 아파트 주민으로부터 폭행당해 뇌사 상태에 빠졌던 70대 경비원이 끝내 숨졌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경비실에 붙인 부고장에서 이곳에 근무했던 A 씨(71)가 23일 오후 1시 30분쯤 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부고장에 따르면 장례식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발인은 25일입니다.

A 씨는 지난달 29일 만취한 상태로 경비실을 찾은 주민 최 모 씨(45)에게 폭행을 당한 직후 직접 경찰에 신고하던 중 의식을 잃었습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최 씨를 중상해 혐의로 구속했다가 조사 결과 최 씨에게 살인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이달 7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A 씨가 숨진 만큼 검찰은 최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 씨는 경찰에서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술이 깬 뒤 "경비실에서 층간소음 민원을 해결해주지 않아 불만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A 씨 자녀라고 밝힌 사람이 이달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최 씨를 엄벌할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청원인은 "최 씨가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법망을 빠져나가려 한다"고 호소했고, 현재까지 청원에 3만 3천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