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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노 기사' 모두 밑으로 내려"…인사 불이익 정황

[단독] "'민노 기사' 모두 밑으로 내려"…인사 불이익 정황
허영인 SPC 그룹 회장이 민주노총 소속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여러 부당 노동 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 기로에 선 가운데, 그룹 차원의 지시에 따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승진 불이익을 받았던 구체적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는 지난달 구속기소한 황재복 SPC 대표이사의 공소장에, "2021년 2월부터 민주노총 파리바게뜨 지회가 허 회장의 자택 앞 등에서 시위를 하며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를 비판하자, 황 대표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승진과 관련한 정성평가에서 불이익을 주기로 다른 임원들과 공모했다"고 적시했습니다.

2021년 당시 조합원들이 소속된 피비파트너즈 인사노무팀의 승진평가 기준은 100점 만점으로, 품질·위생에 관한 '정량평가'(70점)와 대인관계, 근무 태도 등을 보는 '정성평가'(30점)로 이뤄졌습니다.

정성평가는 각 항목별로 S, A, B, C, D 등 모두 5등급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사업부장 추천을 받은 사람이 승진할 수 있도록 하고 정성평가 D 등급은 승진에서 배제한다는 원칙도 있었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황 대표 등의 지시를 받은 서울의 한 사업부장은 소속 제조장들에게 "본사에서 보내준 명단에서 승진 가능한 순위권에 '민노 소속' 기사들이 있으니 승진 순위권 밖으로 내리기 위해 정성평가 점수를 부여할 때 불이익을 주어라", "직급을 구분하지 말고 승진 순위권에 있는 '민노 기사' 모두를 밑으로 내려서 승진에서 배제하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민주노총 소속이라는 이유로 정성평가에서 D 등급을 받아 승진에서 배제된 사례뿐 아니라, 총점을 기준으로 '사업부장 우선 추천' 승진 대상 순위에 있던 이들이 우선 추천을 받지 못한 사례들도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반면, 파리바게뜨 조합을 탈퇴한 일부 조합원은 그 대가로 높은 정성평가 점수를 받아 승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서 황 대표 등 복수의 임직원은 민주노총 파리바게뜨 지회를 상대로 한 부당노동행위가 허영인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허 회장이 구속될 경우 제빵기사들의 인사 불이익에 관한 허 회장의 지시 여부를 규명하는 데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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