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명이 목숨을 잃은 경북 청송군에서는 이 재난문자조차 어젯(25일)밤부터 5시간 넘게 발송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청에서 대피할 장소도 뒤늦게 바꿔서 주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이 내용은 TBC 한현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청송군청 뒤 야산으로 시뻘건 불길이 넘실댑니다.
청사 화재까지 우려되는 상황, 청송군은 오후 7시쯤 모든 직원들을 대피시켰습니다.
대피 직전인 오후 6시 51분 주민에게도 즉시 안전한 곳으로 피하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보냈습니다.
1시간 정도 지나 산불이 지나간 뒤 청사로 복귀했지만 더 이상의 재난문자는 없었습니다.
[청송군 관계자 : (복귀한 게 한 2~3시간 됩니까?) 그 정도는 아니고요. 1시간 정도. 복귀하고 난 뒤에는 현장에 대부분 가 있었고 일단 그 전에 위험지역 주민들 대피하는 게 우선이라고 해서.]
청송군이 다시 재난문자를 발송한 건 다음날 0시 23분, 재난문자 공백이 5시간 30분가량 동안 이어진 겁니다.
[청송군 주민 : (청송에서 어디로 대피하라 안내받으셨어요?) 그런 건 뭐 잘 못 받았어요. 몸만 빠져나오면 어디든지 간다고 생각했죠.]
인명 피해는 재난문자 공백 상황에 집중됐습니다.
오후 7시쯤 청송군 파천면 도롯가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차량을 타고 대피소인 청송국민체육센터로 이동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비슷한 시각 자택에서 2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1명이 실종되기도 했습니다.
오락가락한 대피소 안내도 혼란을 키웠습니다.
청송군은 대피 거점인 청송국민체육센터에서 이틀 뒤 검도 대회가 열린다는 이유로 관광호텔과 연수원 등 다른 대피소를 안내했다가 산불 상황이 커지자 뒤늦게 대피소를 정정했습니다.
산불이 덮쳐 밤새 아비규환에 빠졌던 영덕군에도 밤 9시 전기 장애에 이어 10시 20분 통신장애가 발생하면서 재난문자 시스템이 먹통이 됐습니다.
역시나 대피 장소를 정정하는 등 우왕좌왕하며 비상사태 상황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용 TBC·노태희 TBC)
TBC 한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