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기자, 오늘부터 필리핀 가사관리사 서비스가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고요.
<기자>
오늘부터 8월 6일까지 3주간 신청을 받습니다.
서울시 가정이어야 하고, 12살 이하의 자녀가 있거나 출산 예정인 가정이면 신청자격이 됩니다.
9월 초까지 국내 첫 시범사업으로 딱 100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입국합니다.
아무래도 신청 가구는 100가구를 넘을 텐데요. 신청 자격에 소득제한은 없습니다.
하지만 한부모 가정이 우선순위로 선정될 거고요.
그다음으로 다자녀, 맞벌이, 그리고 임신부가 있는 가정 순으로 우선순위를 주는데요.
아이가 어릴수록 신청한 기간이 길수록 더 유리합니다.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일단은 내년 2월 말까지 이번에 입국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서비스를 이용해 볼 수 있습니다.
입주형태는 안 됩니다. 우리 집에서 숙식을 같이 하는 형태의 관리사는 없고요.
이들은 전용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주당 최장 52시간 근로 적용을 받게 됩니다.
주중에 하루 4시간, 6시간, 전일제인 8시간, 이렇게 3가지로 신청이 가능합니다.
만약에 4시간짜리로 며칠만 이런 식의 신청이 대부분이라고 하면 100가구 넘는 가정에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한 사람이 주당 최장 52시간 넘게 일하지 않도록 관리됩니다.
<앵커>
신청 어떻게 하는지도 알려주시죠.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공모로 선발한 서비스 제공기관이 두 곳입니다.
이 업체들 두 곳의 앱을 통해서 신청하셔야 합니다.
이번에 입국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현지에서 상당히 까다롭게 선발됐습니다.
영어가 유창할 뿐 아니라 한국어로도 일정 수준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들로 지난 5월부터 두 달간에 걸쳐서 선발했고요.
780시간 이상의 교육을 이수하고 정부 인증 자격증을 취득한 24세에서 38세 사이의 관리사들이 뽑혔습니다.
최저임금과 4대 보험을 모두 적용받아서요.
하루에 네 시간씩 주중에 매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준으로 계산하면 매달 119만 원 정도, 한 달 최대 230만 원 정도의 비용입니다.
지금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공공 돌봄 서비스보다 저렴한 수준이기는 합니다.
공공 아이돌보미 돌봄과 가사를 함께 해주는 시간제 종합형 서비스가 지금 하루 4시간 기준으로 한 달 131만 원 정도 비용이 드는데요.
그에 비해서 9.2% 정도 저렴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입니다.
<앵커>
이 서비스가 결정되기까지 의견이 많이 엇갈렸었죠.
<기자>
우리나라의 가사 관련 고용에는 지금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가사 사용인 그러니까 개별 가정과 사적으로 계약을 맺은 사람은 현행법에서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최저임금도 안 주는 대우를 해도 된다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정 내 사적 계약을 규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서비스 제공기관이 고용해서 취업비자를 받고 입국하는 가사 근로자입니다.
즉 한국인이나 다른 분야의 외국인 근로자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습니다.
정부가 참고한 홍콩의 외국인 육아도우미 고용 제도는 우리나라의 방금 말씀드린 가사 사용인과 근로자가 혼재된 형태입니다.
입주로만 전일제로만 고용하게 해서 홍콩 기준의 숙식 비용을 부담하지 않게 하면서, 별도의 최저임금제를 둬서 우리 돈 월 100만 원 남짓을 지급합니다.
이번 시범사업에 대해서 실효적인 측면을 봤을 때 사실상 고소득층만 이용할 수 있을 거다,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그렇다고 다른 산업 분야의 외국인 근로자와 달리 가사와 육아 노동을 위해서 들어오는 관리사들만 별도의 임금 체계를 적용하는 건 이중의 차별에다 인권 침해 우려가 있다, 의견이 지금도 팽팽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국내 대표 기관들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에 외국인 가사근로자에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의견을 냈지만요.
앞서 지난해 5월에 노동연구원은 외국인 도우미를 도입하면 출생률이 증가할 거라는 증거도 찾기 어렵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이미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이 가정과 사적인 계약을 맺는, 다시 말해서 최저임금 적용을 벗어날 수 있는 돌봄서비스 시범사업도 시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김현철/홍콩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외국인 도우미도) 부자들 전유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좀 걱정이죠. 일반적인 사람들도…30~40대 중위소득이 350만 원 정도 되거든요. 이분들도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필리핀 분들에게 돈을 적게 주는 방법이 될 수도 있고, 국가가 섭시디(보조금)을 주는 방법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한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이 정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