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차가 교차로에 들어서기 직전에 신호등이 노란 불로 바뀌었다면, 일단 차를 멈춰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를 따를 경우 차가 도로 한가운데 멈춰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여현교 기자입니다.
<기자>
노란색 승용차가 좌회전 차선을 따라 교차로로 진입하는데, 갑자기 오토바이 두 대가 나타나 충돌합니다.
왼쪽 차량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노란 불에 속도를 줄이지 않고 교차로를 통과하려다 사고가 난 겁니다.
한 오토바이 운전자와 동승자는 각각 전치 3주와 14주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승용차 운전자는 교차로 진입 직전에 노란 불로 바뀌었고, 오히려 오토바이 운전자가 신호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승용차 운전자 A 씨에게 사고 책임이 있다고 보고 A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쟁점은 노란 불일 때 차량이 멈추는데 필요한 거리가 정지선까지 거리보다 길어 교차로에 진입할 수밖에 없더라도 신호 위반이 되는지 여부였습니다.
1심 법원은 노란 불로 인해 차를 멈출 경우, 교차로 한복판에 정지할 수 있어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신호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2심 법원도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신호를 준수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고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현행법상 교차로 진입 전 노란 불로 바뀐 경우 정지선이나 교차로 직전에 멈춰야 하고, 이를 운전자가 선택할 수 없다"며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한문철/변호사 : 이번 대법원 판결대로 한다고 그러면 정지선이 가까워서 도저히 멈출 수 없다 하더라도 일단 급제동해야 된다, 이렇게 잘못 전달될 수 있거든요.]
대법원은 줄곧 노란 불 신호의 교차로 진입은 안된다는 원칙적인 판단을 고수하고 있는데, 실제 운행환경과 괴리가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