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를 열자 고춧가루를 담은 상자들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원산지 표시란엔 국산 100%라 적혀 있지만 모두 거짓, 중국산 고춧가루를 섞은 겁니다.
국산으로 둔갑한 고춧가루는 식자재 납품업체와 김치 제조업체 17곳에 유통됐는데, 국내 유명 대기업들도 상당수 포함됐습니다.
[이건 지금 XX 것.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경기도 평택에 있는 이 제조업체에서 지난 2022년 3월부터 2년 동안 중국산을 섞은 뒤 국산 고춧가루로 속여 판매한 양만 1천503톤, 231억 원 상당입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 사상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60대 업체 대표 A 씨와 40대 공장장 B 씨는 가격이 국산의 반값에 불과한 중국산을 섞어 41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습니다.
업체 대표 등은 이같이 눈으로 구별하기 힘든 중국산 고춧가루를 국산과 절반 가까이 섞어 납품했습니다.
공장 두 곳을 운영 중이었는데, 한 곳에서는 중국산을 취급하는 척 고춧가루를 수입한 뒤 몰래 국산만 취급하는 공장으로 가져가 섞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특사경은 서산의 한 제조업체에서 혼합 고춧가루를 우연히 발견해 다섯 달에 걸친 추적 끝에 이들의 범행을 밝혀내고, A 씨와 B 씨를 구속했습니다.
[서경덕/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특별사법경찰 : 식자재 전문 유통업체나 김치 제조업체에 납품됐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한테도 유통이 됐을 것으로 보이고….]
농관원은 이와 함께 이들이 2017년부터 중국산과 국산 고춧가루를 섞어 유통한 증거들을 확보해 검찰로 넘겼고, 검찰이 여죄가 있는지 살피고 있습니다.
(취재 : 이수복 TJB, 영상취재 : 박금상 TJB,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