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바닷물의 온도가 계속 오르면서, 바닷속의 모습도 계속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해양 생물들의 서식처인 산호초가, 원래의 알록달록한 색을 잃고 하얗게 변해버린 곳이 늘고 있습니다.
신승이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브라질 북동부 해안의 해양 공원.
바닷속 곳곳이 듬성듬성 하얗게 변해 있습니다.
본래 색을 잃고 백화된 산호들입니다.
[페드로 페레이라/'산호초 보존기구' 담당자 : 불행히도 산호의 80%가 하얗게 변한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될 수도 있고요. 100군데 군락이 있다면 80곳 이상에서 백화현상이 관찰됩니다.]
세계 최대 산호초 군락인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도 최악의 피해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산호초 73%가 백화된 걸로 조사됐습니다.
북반구, 남반구 가릴 것 없이 전 세계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지난 1998년 이후 네 번째입니다.
[더크 만젤로/미 국립해양대기관리국 : (지난 2월 이후) 심각한 산호 백화 현상이 전세계 54개 이상의 나라와 영토에서 보고됐습니다. 여러 나라에 걸쳐 모든 대양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백화 현상은 바다 온도가 높을 때 산호에 색깔과 에너지를 공급하는 조류가 빠져나가면서 발생합니다.
자연 회복되기도 하지만 수온이 내려가지 않으면 자칫 집단 폐사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산호초는 전체 해저 면적의 0.2%에 불과하지만 해양 생물종의 25%가 서식처로 삼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오브라/생태학자 : 백화현상은 사람으로 치면 열 같은 것입니다. 병을 이기려고 열이 나는데 병이 심하지 않으면 회복되지만 심할 경우 결과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지요.]
세계 바다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지난해 3월 이후 매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바다에 많은 에너지가 저장된데다 엘니뇨 현상이 평년보다 더 자주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전 세계 산호의 상당 부분이 훼손된 상태라며 바다 온도를 낮추는 대대적인 노력 없이는 산호가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화면출처 : 호주해양과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