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NHK는 최근 최종 합격한 신입사원의 입사 철회를 줄이기 위해 입사 내정자 부모에게 "자녀를 채용해도 되겠냐"며 확인 절차를 거치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일본 취업 정보 사이트 '마이나비'가 올봄 취업을 앞둔 일본 대학생 대학원생 학부모 851명을 조사한 결과, 이중 절반 이상인 52.4%가 '기업으로부터 채용 허락을 구하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6년 전 17.7%보다 약 3배 급증한 수치입니다.
이 영향으로 일본 취업 시장에서는 '부모'라는 뜻의 '오야'(親)와 '확인'을 의미하는 '가쿠'(確)를 합친 '오야카쿠'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오야카쿠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기업이 입사 예정자 부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허락을 구하는 것은 물론, 회사에 대한 안내를 담은 팸플릿 등을 함께 송부하거나, 입사서약서에는 보호자 서명란과 함께 '제출 후 정당한 이유 없이 입사를 거부할 수 없다'는 내용이 적혀있는 곳도 많았습니다.
더불어 입사 예정자와 부모를 함께 입사 설명회에 초청해 실제 직원이 근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선배와 함께하는 친목회 행사도 마련하는 기업도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기업이 입사 예정자의 부모까지 신경 쓰고 있는 이유는 자녀가 취직할 회사를 선택할 때 부모의 의견을 중시하는 경향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실제 올해 취업이 확정된 입사 예정자 중 61.9%는 '회사를 고를 때 부모님과 상담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일본은 한국보다 기업 채용 절차가 훨씬 긴 편이라 입사 예정자들이 이 기간에 입사를 철회하거나 다른 기업으로 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기업들은 입사 예정자를 다른 기업에 빼앗기지 않으려 부모까지 설득하고 나선 것입니다.
마이나비 하세가와 요스케 연구원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대학생 인구가 줄면서 채용 시장은 '구직자 우위 시장'으로 변했다"며 "기업 간 입사 예정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격렬한 전쟁이 벌어질 것이며, 자녀들이 부모가 찬성한 기업에 입사하려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기업들이 '오야카쿠'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진=NHK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