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7년 전 신생아 딸을 텃밭에 암매장해 살해한 40대 엄마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오늘(14일)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한 A(44) 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유령 아이로 출생 신고되지 않은 영아에 대한 전수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사안"이라며 "피고인은 양육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태어나는지 며칠 되지 않은 아이를 다른 자녀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살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사건에서 참작할 만한 다른 동기는 없고 범행 수법이 잔인하다고 판단했다"며 "초범인 점과 범행 당시 배우자와 장기간 별거 중으로 사실상 이혼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구형 과정에서 지난 1월 2살 아들을 사흘 동안 집에 혼자 두고 외박을 해 숨지게 한 20대 엄마 B 씨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앞서 B 씨에게는 징역 25년을 구형했고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됐다"며 "해당 사건과 비교해보면 A 씨는 B 씨의 방치행위와 달리 물리력을 행사해 살해했고 사체유기 행위도 있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A 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가족들도 선처를 구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 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잘 키웠어야 했는데 먼저 보낸 딸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평생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A 씨는 2016년 8월 중순 오후 10시에서 11시 사이 경기도 김포시 텃밭에 딸 C양을 암매장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A 씨는 같은 달 7일 인천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낳은 딸을 생후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의붓아버지 소유 텃밭에 묻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는 당시 11살인 맏아들 D군을 데리고 텃밭까지 택시로 이동했으며, 아들이 보는 앞에서 딸을 암매장했습니다.
A 씨는 C 양을 낳을 당시 남편과 별거 중이었고, 이혼한 뒤에는 D 군을 혼자서 키웠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