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에서 어제(10일) 한인 교민의 8살 딸이 괴한에게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범인은 아이를 큰 여행 가방에 넣어 납치했는데 잡고 보니,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보도에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현지시각 어제 오전 11시 37분, 필리핀 세부 만다우에의 한 주택가, 검은색 바지와 모자가 달린 상의를 입은 한 남성이 건물 안에 들어갔다가 나갈 때는 큰 여행 가방을 끌고 나갑니다.
이 남성이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건물에 살고 있던 한국 교민은 자신의 8살 딸이 사라진 걸 알게 됐습니다.
[유혜상/피해자 아버지 : 딸이 들어온 CCTV 영상은 있는데, 나간 흔적은 없었고, 찾다 보니까 딸이 없어진 걸 알게 됐습니다.]
납치범은 약 7시간 뒤 사건이 벌어진 곳에서 300m쯤 떨어진 아파트 복도에 숨어 있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현지 교민들이 SNS를 통해 관련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렸고, 현지 대사관도 현지 치안당국과 긴밀히 공조한 것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아이는 크게 다친 곳은 없었지만, 정신적 충격이 커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납치범은 면식범이었습니다.
[유혜상/피해자 아버지 : 건물 주인의 동생이에요. 남동생이에요. 집도 관리하는 직원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람 들어오는 문으로 들어와서 대문으로 캐리어 끌고 나갔고요.]
검거된 뒤에도 반성은커녕 태연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유혜상/피해자 아버지 : 처제 남편이 사진을 찍는데 막 웃으면서 브이(V)를 해서 (현지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어요.]
현지 경찰은 계획된 범죄로 보고, 구체적 범행 동기를 추궁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CG : 엄소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