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인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속 동결되고 시장금리도 내려가면서 은행 주담대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출시 이후 5개월째 금리 변동이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대출 당시 적용받은 금리가 만기 때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출시 초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대출받은 이용자들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12일) 주택금융공사가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실행된 특례보금자리론의 평균금리는 연 4.26%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한은이 집계한 예금은행 고정형 주담대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월 기준 연 4.19%로 오히려 특례보금자리론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실제 대출 실행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따라 은행 고정형 주담대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역전 현상이 수치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1월 말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일반형은 연 4.15(10년)∼4.45%(50년), 우대형은 연 4.05(10년)∼4.35%(50년)로 출시 이후 5개월째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실제 실행된 특례보금자리론의 월별 평균금리 역시 2월 연 4.33%에서 3월 연 4.27%, 4월 연 4.26%, 5월 연 4.26% 등으로 큰 변화가 없습니다.
반면 예금은행 고정형 주담대 대출금리는 1월 연 4.41%에서 2월 연 4.46%로 높아졌다가 3월 연 4.32%, 4월 연 4.19%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2월에만 해도 특례보금자리론 금리(연 4.33%)가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연 4.46%) 대비 0.13%포인트(p) 낮았지만, 3월에는 그 차이가 0.05%p로 줄었고(특례보금자리론 4.27%, 은행 주담대 4.32%), 4월에는 오히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더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지난 2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가 연 3.910∼6.987% 수준으로, 하단이 연 3%대에 진입한 것과 비교해도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 직전에 당초 예정보다 0.5%p 금리를 낮춰 출시한 뒤 매달 시장금리 및 재원 상황 등을 감안해 기본금리를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특례보금자리론 재원이 되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금리 등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서 계속 금리를 동결해왔습니다.
주금공의 MBS 발행금리는 지난 3∼4월 연 4.2% 정도를 나타내다가 5월 연 4.3% 내외에서 6월 연 4.6% 정도로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주금공은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특례보금자리론은 30∼50년 만기 비중이 86%에 달하는 순수 장기·고정금리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만기가 길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월 상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주금공 관계자는 "고정금리 기간과 조달 비용 차이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대출금리 수준만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1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 평균금리는 연 4.05%로, 5년 고정금리 혼합형이 대부분인 시중은행 주담대 연 4.42% 대비 0.37%p 낮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