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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수디르만컵 조 1위로 8강행…"응원 덕분에 힘냈어요"

어제(17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배드민턴 세계단체혼합선수권대회 수디르만컵에서의 한일전 완승은 결코 당연하지 않았습니다. 선수 컨디션이나 랭킹, 상대전적 등을 고려할 때 승리조차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경기 전 코치진과 선수단 사이에서의 분위기도 "해볼 만하다. 하지만 쉽지 않은 승부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다른 승부가 계속해서 펼쳐졌습니다. 첫 게임에 나선 혼합복식 김원호-정나은 조(9위)가 일본의 와타나베-히가시노 조(2위)에게 2대 1 역전승을 거둔 이후 전혁진, 안세영, 서승재-강민혁 조, 이소희-백하나 조가 일본에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완벽한 승리를 거뒀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소희-백하나 조를 제외하곤 모두 일본 선수들이 랭킹에서 앞선 상황에서 거둔 '업셋' 승리였고, 이소희-백하나 선수조차 상대전적에서 2대 0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습니다.

선수들은 입을 모아 승리의 원동력을 팀 분위기로 꼽았습니다. 수디르만컵은 단체전의 특성상 다른 선수들이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전을 펼치게 되는데,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여기에서 많은 힘을 얻었다는 겁니다.

5대 0 완벽한 승리로 2023 수디르만컵 D조 1위를 확정한 우리 선수들의 소감을 한 마디씩 들어봤습니다.
 

혼합복식 김원호-정나은 조 (세계랭킹 9위)
정나은 : 1세트 초반에는 좀 잘 안 됐다고 생각을 하는데 후반 돼서 좀 더 저희만의 플레이를 좀 다듬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부터 저희가 그 흐름대로 계속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 나왔던 거 같아요.
김원호 : (언제쯤 이겼다는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매치 포인트까지는 긴장을 늦추지 않았고, 20대 3 갔을 때는 거의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김원호 : (코치진과 다른 선수들이) 저희를 믿어주셔서 너무 고맙고.
정나은 : 고마워요.
김원호 : 그 믿음 때문에 이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남자단식 전혁진(세계랭킹 69위)
전혁진 : 혼합복식에서 좋은 기세를 잡고 있어서 저도 같은 기세를 이어받아서 1세트를 쉽게 이기고, 2세트에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할 수 있어서 오늘 경기에 이길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마지막이 좀 허무하게 끝났어요.) 상대가 제 타이밍에 안 맞춰 주려고 빠른 기습 서브를 하려다가 공이 잘 못 맞아서 많이 아웃이 됐는데 그때 순간 당황하면서 너무 좋았습니다.
단체전은 팀원들이랑 같이 하는 응원을 받고, 어떤 누가 들어가도 최선을 다하고 그런 경기에 임하면서 또 좋은 결과 있었던 거 같습니다.
 

여자단식 안세영(세계랭킹 2위)
안세영 : 저는 끝날 때까지도 솔직히 긴장을 좀 많이 했었어요. 야마구치 선수한테 항상 따라 잡혀서 지는 경우가 많았었기 때문에, 걱정도 많이 하고 긴장도 많이 했었는데, (야마구치 선수와의 경기 영상을) 계속 돌려보고, 제가 진 게임도 한 번 보고 어느 부분에서 실수가 많이 나왔었고 그런 걸 좀 많이 다시 상기시키면서 들어갔던 거 같아요.
(다른 선수들이 응원하는 소리가 잘 들렸나요?) 네 잘 들리면 안 되지만 (웃음) 너무 잘 들렸고요. 거기에 더 정말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고, 더 실수하지 않으려고 했고, 한 발짝이라도 더 뛰려고 했었던 게 좋은 결과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인기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근데 생각보다 상대 선수의 응원이 더 많이 들리는 거 같아서 그게 좀 아쉽지만, 그래도 제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은 아마 제가 게임 끝나고 어떤 세리머니를 할지 기대되기 때문에 그런 환호를 해주시는 거 아닌가 싶은 거 같아요.
 

남자복식 서승재-강민혁 조(세계랭킹 17위)
서승재 : 선수들이 앞에서 다 이겨줬기 때문에 저희가 조금 더 심적인 부담을 덜고 저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자신감 있게 했던 거 같고, 코치님도 저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최대한으로 하고 상대방이 뭘 잘하는지 파악을 해서 서로 이런 얘기를 하면서 게임을 풀어갔던 거 같아요.
강민혁 : (강민혁 선수, 누구 목소리가 제일 잘 들렸나요?) 여자 주장인 김소영 누나가 항상 단체전 때 파이팅을 한 팀으로 많이 해주셔서 많이 도움이 되는 거 같습니다.
서승재 : 교민분들이 와서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게 저희도 힘이 많이 됐던 거 같고, 한국 분들이 와주셔서 저희를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저희가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한 거 같습니다.
 

여자복식 이소희-백하나 조(세계랭킹 5위)
백하나 : (백) 일단 힘든 경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좀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고요. 경기할 때 엄청 언니들이 힘내라고 하는 거 다 들리고, 또 파이팅을 더 해주니까 저희가 못 뛸 볼도 언니들이 "뛰어!" 하니까 또 뛰게 되고 하는 거 같아요.
이소희 : (너무 호흡이 좋은 거 같아요. 비결이 뭔지 궁금합니다) 제가 플레이적인 부분에서 (백)하나한테 요구를 많이 하는 편인데, (백)하나가 그걸 또 빠른 시일 내에 잘해주고 있어서 좀 빨리 맞춰가고 있는 거 같아요.
백하나 : '언니야'가 계속 꾸준히 같이 '트랜스포머'가 돼보자고 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몸이 탄탄해지자 다치지 않게. 그래서 언니의 도움을 좀 많이 받고 있는 거 같아요.
이소희 :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고, 저희가 다음에 또 시합을 뛰게 된다면 팀 사기를 올릴 수 있고, 저희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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