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금 개혁 문제를 놓고 프랑스 사회가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마크롱 정부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회 표결을 건너뛰는 강수를 두자, 프랑스 전역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파리 곽상은 특파원입니다.
<기자>
광장 한가운데 불길이 치솟고, 성난 시위대가 마크롱 대통령의 사진을 불 속으로 내던집니다.
시위대가 바리케이드 너머로 돌을 집어던지자,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진압에 나섭니다.
마크롱 정부의 연금 개혁 법안 강행 처리 발표 후 대통령 관저와 가까운 이곳 콩코흐드광장에서는 이틀 연속 분노한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프랑스 전역에서 어제(17일)도 6만여 명이 거리 시위에 나섰습니다.
일부에서는 상점이 파손되고 약탈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시위대는 국민이 원치 않는 연금 개혁을 철회하라고 요구했고, "대통령 하야", "총리실을 불태우자" 같은 과격한 구호도 나왔습니다.
[델팡/시위 참가자 :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연금 개혁 법안은 표결된 게 아니라, 헌법 제49조 3항에 의해 우리에게 강제된 겁니다.]
야당들은 마크롱 정부가 헌법 권한을 행사해 의회 표결을 건너뛴 데 맞서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했습니다.
[마틸드 파노/'연금 개혁 반대' 야당 대표 : 정부의 행태가 온 나라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이르면 다음 주 초 표결이 이뤄질 예정으로 불신임안이 가결될 경우 연금 개혁 법안은 폐기되고 내각은 총사퇴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당 의석에 연금 개혁에 우호적인 야당인 공화당의 의석수를 합하면 과반이 돼 불신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 2018년 유류세 인상에 반대해 벌어진 '노란 조끼 시위' 이후 마크롱 대통령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심나연,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