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궁화호 열차 탈선 사고가 나기 전날에는 코레일 직원이 작업 중 열차에 치여 숨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철로를 바꿔주는 선로 전환기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인데, 저희가 취재해보니 사고가 났던 날 이미 이 전환기에 이상 경보가 떴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코레일 직원 33살 장 모 씨가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서 화물열차에 치여 숨진 것은 지난 5일 저녁 8시 40분쯤.
각기 다른 선로에 있는 열차들을 한데 모아서 연결하는 작업 중이었습니다.
한쪽 열차가 후진을 시작하면 선로전환기로 철로를 틀어서 다른 열차가 대기 중인 곳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전환기가 작업 중간에 갑자기 작동을 멈췄고, 열차는 옆 선로에 서 있던 장 씨에게 돌진했습니다.
이 역에는 위험을 알리는 조명도 경보기도 없었고, 선로 옆으로 피할 공간조차도 없었습니다.
[경기소방본부 직원 : 열차가 오는지 모르고 있다가 깔리시면서 그렇게 되신 것 같아요.]
더구나 선로전환기는 이미 사고 직전부터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로 사람이 스위치를 눌러서 선로를 바꾸는 방식인데, 직원들은 사고 몇 시간 전에 다른 화물열차 작업 때도 이상이 있다는 경고가 떴다고 밝혔습니다.
점검을 하고 다시 작업에 들어갔는데, 해가 진 뒤에 똑같은 문제가 벌어지면서 사망 사고로 이어진 것입니다.
코레일 직원들은 사고가 난 오봉역이 장비와 시설이 낡고 안전시설이 부족해서 사고 위험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코레일 직원 : 진짜 열악하고 정말 어디서 사람이 죽어도 알 수도 없는 그런 곳이에요. 철도 화물기지 중에서 가장 열악한 곳에 몇 군데가 있는데 전국적으로 가장 열악한 데는 오봉이에요.]
국토부 원희룡 장관이 지난주 목요일 철도 안전을 챙기겠다며 대책 회의를 열었지만, 사흘 새 사망과 탈선 사고가 이어지면서 빛이 바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