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아파트가 붕괴되기 직전에 찍힌 영상이 새로 발견됐습니다. 현장 작업자들이 상황을 전하려고 촬영해둔 것인데, 이상 징후가 고스란히 담겨서 사고 원인 규명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그제(11일) 오후 광주 화정동 신축 아파트의 최상층인 39층 공사 현장, 바닥에 설치된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눈발이 흩날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작업자는 무언가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듯 탄식을 내뱉습니다.
넓은 바닥에 부어진 콘크리트는 얼핏 보기에도 가운데 부분이 움푹 파여 있습니다.
붕괴 직전 이상 징후가 천천히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슬라브 면을 밑에서 지탱하는 철 기둥이 하나씩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자가 찍은 이 영상은 39층 현장의 상황을 관리자에게 전달하려고 촬영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영상을 찍고 불과 10여 분 뒤, 이 아파트는 23층에서 38층에 걸쳐 외벽 일부와 안쪽 구조물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특히 칼로 잘라낸 듯 16개 층의 바닥 면이 줄줄이 내려앉았습니다.
합동수사본부는 새로 공개된 영상을 토대로 공사 진행 상황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