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입주민의 갑질을 호소하며 세상을 떠난 경비원 고 최희석 씨 사건에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는데요, 대비되는 소식이 있습니다. 한 아파트 입주민이 자신이 받은 재난지원금을 고생하는 경비원과 미화원들을 위해 쓰고 싶다며 조용히 기부를 했습니다.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어제(19일) 오전 10시 반쯤 한 남성이 관리사무소를 찾았습니다.
그저 주민이라고만 밝히며 쇼핑백 하나를 건넸습니다.
쇼핑백 안 봉투에는 '잘 전달해주세요'라는 메모와 함께 10만 원짜리 11장, 모두 110만 원 어치의 선불카드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 주민은 자신이 받은 재난지원금이라며 아파트 경비원과 미화원들을 위해 써달라고 전했습니다.
관리사무소장이 직접 전달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지만 끝내 사양하더니 이름도 밝히지 않고 봉투만 남긴 채 자리를 떴습니다.
[박정희/관리소장 : 경비원이 총 여섯 분이시고요. 미화원이 총 다섯 분이시거든요. 총 열한 분 맞았어요. 1인당 똑같이 10만 원씩 들어가 있다고 (받은 분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익명의 입주민으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경비원과 미화원들은 고마움을 전할 길이 없어 아쉬워합니다.
[손한권/경비원 : 주신 분한테 항상 감사한 마음을 느끼면서 정부지원금이 저도 나올 텐데, 기부를 받았으니까 어느 정도의 상당한 금액을 기부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가져봅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고 최희석 씨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한 입주민에 대해 상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입주민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는 모레 열릴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조무환)